
7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집계한 바 지난 5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2%(7000원) 오른 2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 중 한때 주가가 23만 원까지 치솟으면서 올 1월 24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가(장중 기준) 22만 7000원을 경신했다.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소식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36%에서 올해 1분기에 36.9%를 기록해,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8.6%에서 34.4%로 4.2%포인트 하락하며 1위를 내줬다.
D램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1992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차지한 이후 33년만이다.
매출 규모 역시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는 97억1900만달러, 삼성전자는 90억5700만달러로 SK하이닉스가 앞질렀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대중 수출 제재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거두며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미국 행정부가 대중 관세 정책 일부를 완화했다는 소식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에 지난 3일(현지 시간)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2.8% 오른 141.22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올 1월 24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HBM 시장이 2026년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HBM 탑재 용량이 기존 B200 대비 50% 증가하는 블랙웰 울트라의 실질적인 수요 기여는 2026년이라는 점에서 내년 실적도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25%(1300원) 오른 5만9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5만9900원까지 오르며 6만 원 돌파를 목전에 뒀으나 끝내 실패했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주가를 밀어올릴 만한 요소가 현재로선 부족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최근 주가 부양을 위해 3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예상보다는 효과가 적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다.
현재 금산 분리 규제가 담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비금융 계열사의 주식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해버리면 발행주식총수가 줄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합산 지분율이 10%를 초과하게 된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할 수밖에 없어 자사주 소각 효과가 줄어든다.
한편 6세대 HBM인 'HBM4'가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차세대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반란을 일으킬지 업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향후 HBM4의 시장 지배력을 가진 업체가 전체 D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7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HBM4의 공급 능력이 향후 시장 경쟁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도 내년 하반기에 HBM4가 HBM3E를 제치고 주류 설루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HBM4에서도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에 HBM4 샘플을 공급하고 올해 하반기 양산을 앞둔 상태다. 아직 샘플 공급 단계지만 최종 납품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방문해 "HBM4를 잘 지원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내년 HBM4 양산을 목표로 하는 마이크론도 최근 HBM 인재 확보와 류더인(劉德音·마크 리우) TSMC 전 회장을 이사회에 임명하는 등 HBM4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HBM3E 12단 개선제품의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통해 신규 시장에도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분명히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HBM4, 커스텀(맞춤형) HBM 등 신시장에 대해서는 작년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차질 없이 계획대로 개발하고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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