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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패밀리', 4대륙에 비트코인 비밀 키 분산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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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패밀리', 4대륙에 비트코인 비밀 키 분산 보관

암호화폐 부자들, 납치·폭력 등 범죄 위협에 맞서 자산 보호 비상
일부는 모든 재산 팔아 비트코인 올인...비밀 키 지구촌 곳곳에 숨겨
코인트리뷴, 암호화폐의 '황금 신화' 뒤 숨겨진 '위험한 현실' 조명
'비트코인 패밀리', 비트코인 ​​보호를 위해 비밀 키 4대륙에 분산 보관하고 있다고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트리뷴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비트코인 패밀리', 비트코인 ​​보호를 위해 비밀 키 4대륙에 분산 보관하고 있다고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트리뷴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
암호화폐의 부상과 함께 디지털 자산 보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거액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보유한 이들에게는 '고가의 가상 지갑이 현실적인 악몽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트리뷴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납치, 폭력 등 디지털 자산을 노린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암호화폐 부자들은 자산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암호화폐 부자들을 노리는 포식자들... 브라질 사업가 아내 납치 사건


암호화폐는 프리랜서의 천국이자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동시에 범죄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 고가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보유하는 것은 마치 등에 표적이 된 채 살아가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한 사업가의 아내가 납치돼 4,0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몸값으로 요구받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아내는 풀려났고, 거래는 2백만 달러상당의 모네로(Monero)로 은밀하게 이뤄졌다. 이처럼 암호화폐 자체는 중립적인 기술이지만, 인간의 탐욕이 암호화폐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디 타이후투 가족의 급진적 선택: 비트코인 4대륙 분산 보관


이러한 위협에 맞서 일부 암호화폐 보유자들은 방탄문, 카메라, 생체 인식 금고 등으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유명 비트코인 투자자인 디디 타이후투(Didi Taihuttu)는 그보다 더 나아간 급진적인 방법을 택했다. 그는 자신의 비트코인 비밀 키를 4개 대륙에 흩뿌려 마치 보물처럼 콜드 월렛(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저장 장치)에 숨겨뒀다. 이는 단순한 편집증이 아닌, 치밀하고 명석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비트코인 패밀리'로 불리는 타이후투 가족은 2017년 당시 900달러(약 120만 원)에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하면서 집, 자동차, 가구 등 모든 것을 팔아 비트코인에 올인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현재 6개의 콜드 월렛에 암호화폐의 74%를 오프라인으로 저장하고, 나머지 26%는 일상생활비로 사용한다. 2017년 이후 기존 은행에 예금을 예치하지 않는다.

그들의 목표는 중앙집권화와 약탈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고정된 집 없이 유목민적인 삶을 살며 모든 비트코인을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산을 지키는 것을 넘어 "이제 돈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황금 신화'인가, '위험한 현실'인가... 암호화폐의 역설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이 끊임없는 불안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많은 암호화폐 보유자들은 위험이 더 이상 가상이 아닌 실체적이고 잔혹한 현실이 되었다고 토로한다. 암호화폐를 보유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담을 안고 있으며, 보안이 허술한 비밀번호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빠른 성장, 독립성에 대한 기대, 그리고 기존 은행 시스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은 여전히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이 벌수록 더 두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비트코인으로 새로 부자가 된 사람들은 람보르기니를 몰기보다 도망치고 숨으며 VPN과 여행 가방 사이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철두철미한 규율과 전쟁 전략, 그리고 약탈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갈 용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암호화폐는 당신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당신의 재산의 노예로 만들 수도 있다는 역설을 안고 있다.

최근 모로코와 프랑스에서 발생한 암호화폐 관련 납치 사건의 배후로 의심되는 남성이 체포되는 등 경찰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가 통제 없이 유통되는 한, 포식자들은 계속해서 암호화폐를 노릴 것이며, 일부 보유자들은 엿보는 눈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암호화폐 키를 계속 묻어둘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