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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합산 시총 1000조 돌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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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합산 시총 1000조 돌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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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김성용 기자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 10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동안 시가총액이 무려 198조 원 이상 증가하며 증시 상승세를 견인한 가운데, '천조 클럽' 입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집계한 결과 지난 25일 기준 국내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총합은 966조23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024년 12월 30일 기준) 767조8707억 원에서 무려 25.83%나 증가한 수치다. 6월 한 달 동안만 해도 시총이 135조8467억 원 늘어나며 올해 들어 최대 월간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두산에너빌리티, 시총 급증 견인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은 단연 SK하이닉스와 두산에너빌리티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 회복과 AI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출 호조에 힘입어 64.46%(81조 6090억 원) 불어나 208조2086억 원을 기록했다.

채민순 한국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1분기 디램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에는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 돌파가 예상되며, 4분기까지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발전 및 차세대 에너지 설비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폭발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총은 지난해 말 11조2418억 원에서 42조1489억 원으로 무려 274.93%(30조9070억 원) 늘었다.

최연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원전 정책과 글로벌 신규 원전 수주 기대감이 맞물리며 수주 잔고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네이버(NAVER)도 AI 및 클라우드 기술 확장과 콘텐츠 수익 다각화에 힘입어 같은 기간 시총이 42.53%(13조4037억 원)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172.04%(25조6033억 원) 증가했는데 이는 10대 기업 중 두산에너빌리티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방산 수출과 항공우주 사업 확대가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일한 하락…기아는 정체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같은 기간 81조4320억 원이던 시총은 지난 25일 기준 69조7320억 원으로 14.37%(11조7000억 원) 감소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연초 대비 시총 증가폭이 0.4%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 상태다. 자동차 업황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대비 낮은 해외 성장성과 중국 시장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6월에만 135조 급증…하반기 중 '1000조 돌파' 유력


특히 6월 한 달간은 전례 없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10대 기업 전체 시총은 135조8467억 원 늘어나며 16.36%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월간 증가세로, 상반기 동안의 누적 상승폭 중 절반 이상이 6월에 집중됐다.

증권가는 하반기 중 1000조 원 돌파를 낙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등 성장주가 주도하면서 외국인 순매수도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며 "7월 중 1000조 돌파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상승세 지속 여부는 美 경제지표·정책에 달려


다만, 향후에도 이 같은 급등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방향,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변수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총 상위 10대 기업의 시총이 1000조 원을 눈앞에 둔 것은 한국 증시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단순한 외형 확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과 기술 경쟁력 확보가 병행돼야 '천조 시대'가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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