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210조2454억 원이던 국내 운용사 ETF 순자산은 이달 15일 218조9561억 원으로 마감했다. 불과 보름 만에 8조7107억 원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4일 ETF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한 달 반 만에 18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운용사별로는 삼성자산운용이 84조0222억 원으로 점유율 38.37%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73조2622억 원으로 33.46% 점유율을 보였다. 두 회사 간 점유율 격차는 4.91%P로, 지난달 말(5.12%P)보다 격차를 소폭 줄였다. 한편 두 운용사의 점유율은 전체 시장에서 71.83%를 차지해 양강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3위를 다투는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지난달 말 한국신탁운용이 0.02%P 앞섰지만 이내 KB자산운용이 0.21%P차이로 앞서며 3위를 달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최근 순자산 17조 원을 돌파해 현재 점유율은 7.85%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7.64%다.
ETF는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 상품으로, 시장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개별 주식보다 안정성이 좋고 공모펀드보다 수수료 등 비용이 싼 것이 장점이다.
ETF 시장은 2002년 도입 이후 20년만에야 도달했던 100조원 규모를 단 2년만에 두배 넘게 늘린거에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질주하고 있다.
최근 ETF 시장에 불을 붙인 배경으로는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 투자'였다. 대통령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ETF'와 미래에셋의 'TIGER 200 ETF'를 각각 2000만 원어치 매수했고, 이들 상품은 6월 말 기준 18%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후 정책 수혜 산업군으로 자금이 몰리며 테마형 ETF로의 유입이 가속화됐다. 미래에셋의 'TIGER K방산&우주'는 148.88% 오르며 최근 6개월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증권'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04.66% 기록해 3위를 차지했고 올해 국내증시를 이끌었던 방산이 대표 상품인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이 132.32%로 2위를 차지했다.
그 외 수익률 상위권엔 원자력 테마 상품도 차지했다. 하나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 iSelect'는 93.19% 올랐고, TIGER 200 중공업(79.72%), 'ACE 원자력테마딥서치'(74.33%)도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정책 드라이브가 예상되는 산업군(AI, 방산, 원자력 등)에 ETF가 선제적으로 라인업을 갖추면서 '정책-테마-수익률'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가상자산 현물 ETF 등 신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 성과에 급급해 유사 상품을 무분별하게 따라 만드는 현상과 과열된 보수 경쟁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시장의 질적 성장과 투자자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도 "이제 ETF는 대통령도 투자하는 국민 재테크의 대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운용사들도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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