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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장비 하이브리드 본더, LG·한화도 참전… "속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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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장비 하이브리드 본더, LG·한화도 참전… "속도가 관건"

국내 기업들 하이브리드 본더 속속 진입
LG전자 생산기술원 최근 연구개발 착수
전문가들 "기술 어렵지 않아, 속도 더 중요"
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Expert. 사진=한화세미텍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Expert. 사진=한화세미텍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부상으로 핵심 장비인 하이브리드(다이렉트) 본더 시장이 동반해 커지자 LG전자·한화 등 국내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네덜란드 베시 등 해외 업체가 주도하던 시장에 국내 대기업들이 대거 참전하는 등 '꿈의 반도체 장비'로 불리는 하이브리드 본더가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입을 모으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산기술원(PRI)은 최근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원래 LG전자는 반도체 기판에 쓰이는 패키징·검증용 장비를 판매해 왔는데, HBM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로 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HBM에 들어가는 D램을 연결하는 '범프' 없이 직접 연결해 쌓는 방식으로, 결합된 칩의 두께가 얇아지고 발열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여러 층의 D램을 쌓아 올리는 HBM에는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하이브리드 본더 시장에 뛰어든 것은 LG만이 아니다. TC본더 시장 1위인 한미반도체는 지난달 285억 원을 들여 하이브리드 본더 전용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후발 주자인 한화세미텍은 반도체 장비 신기술 개발 전담 조직인 첨단 패키징 장비 개발센터를 신설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하이브리드 본더 시장은 네덜란드 베시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기술 자체는 어렵지 않다"면서도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이브리드 본더 기술이 향후 HBM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좌성훈 서울과학기술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성장성은 좋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기술은 아니다. 그런데 핵심은 수율(총생산량 중 양품의 비율)"이라면서 "얼마나 싸게, 좋게 만드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승환 인하대 제조혁신대학원 교수는 "하이브리드 본딩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고, 기술 자체도 어렵지 않다"면서 "먼저 기술을 확보해놔야 한다. 상용화하는 것은 그때 가서 생각해도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이니까 어려울 수는 있지만 빠르게 추격해 오는 중국으로부터 주력 산업을 지키기 위해선 속도를 내야 한다. 중국이 기술을 선점하게 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