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들이 8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2950~3450포인트로 제시하며 박스권 흐름을 예상했다. 7월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국면에서 미국 물가, 인공지능(AI) 산업, 국내 정책 방향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맞물리며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3일 삼성증권은 8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3100~3450선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자본비용(COE)이 하락하고 국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개선되면서 적정 P/B가 1.1배로 높아졌다는 점에서 주가 재평가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2분기 실적 전망 하향과 내년 실적 낙관론을 감안해 상단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삼성증권 유승민 리서치센터장은 "AI가 유도한 유동성이 정보기술·증권·방산 등 자산 회전율이 높은 업종에 유입되고 있다"면서 "역외 패시브 자금 이후 액티브 자금도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8월 최선호주(Top picks)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두산에너빌리티·현대글로비스·한화 등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8월 코스피 전망치를 3100~3400선으로 제시했다. 7월 강세의 동력이었던 AI·실적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되면서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투자전략팀장은 "AI 대표 종목군 중심으로 기술주에 대한 실적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나 7월까지 급등했던 업종은 8월에는 반락 가능성도 있다"면서 "차별화 장세가 불가피한 만큼 종목 선별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AI 산업 관련 정책이 구체화되면 관련주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안타증권은 8월 코스피 전망치로 3000~3400포인트를 제시하면서 "기술주와 중소형주의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 정원석 리서치센터장은 "다만 실적 시즌과 함께 하반기 이익 모멘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미국 물가 지표가 시장의 단기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안타는 특히 실적 기대가 살아있는 반도체·전력기기·방산 중심의 선별적 접근을 조언했다. 8월 전략 종목으로는 삼성전자·LX세미콘·한화에어로스페이스·HD현대중공업 등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8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가장 넓은 2950~3400포인트로 제시했다. 관세 협상 여진, 잭슨홀 심포지엄,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 실적 추이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서상영 투자전략팀장은 "AI·에너지 전환·방산 등 정부 산업정책 수혜 업종은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면서 "반면 레거시 반도체, 자동차 등 관세 피해주는 실적 회복력이 약한 만큼 단기 트레이딩 대응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와 증권거래세 인상 등의 세제 개편 이슈는 개인 매도세 유발로 중소형주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8월에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한·미 정상회담 결과, 국내 산업정책 발표 등 주요 이벤트가 집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실적과 정책 방향, 산업 수급 등 펀더멘털 중심의 종목 선별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지난 8월 첫 거래일 코스피는 3.88%(126.03포인트) 급락한 3119.41으로 마감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지난주 발표된 한·미 관세 협상 결과와 정부가 공개한 세제 개편안이 동시에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5%의 고율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당초 한국 정부와 업계가 기대했던 12.5%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자동차주가 장중 급등했다가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대변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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