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드, ‘2025년 글로벌 시장 중간전망’ 보고서 발표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하반기부터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2025년 글로벌 시장 중간전망’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로널드 템플 라자드 시장 전략 수석은 "현재 투자자들은 시장이 예측 가능한 궤도를 따르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향후 수개월 내에 상반기에는 체감되지 않았던 정책 변화의 여파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선 무역 정책 변화가 주요 변수로 꼽혔다. 미국의 가중 평균 수입 관세율은 연초 2.7%에서 7월 기준 18.7%까지 치솟았다. 이달부터 ‘상호 관세’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관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로 개별적인 관세 협상을 하는 한편, 의약품, 반도체, 구리 등 특정 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가중 평균 관세율이 1%포인트 오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어 인플레이션이 약 10bp 높아지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실질 소득은 감소하고, 이는 국내총생산(GDP), 고용, 소비 지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민 정책도 주요 변수로 언급됐다.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이 시행되면 1954년 이후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이 이뤄질 수 있다. 이민자에 의존하는 산업 전반의 노동력 공급이 감소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우려가 제기됐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약 130만 명의 노동자 추방 시 미국 GDP가 1.2%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50~60bp 상승할 수 있다. 내년에는 관세 영향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보지만, 강경한 이민 정책은 임금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재정 정책 또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예산처(CBO)와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OBBBA 시행으로 향후 10년간 미국 재정 적자가 기존 전망보다 3.5조~4.2조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감세 조치가 영구화될 경우 적자는 최대 5.5조 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 세수가 감소하고,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 비용이 커져 재정 적자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한편 다른 선진국 정부들 역시 재정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국채 시장에서 자본에 대한 수요를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과 백악관 간의 긴장도 시장 불안 변수로 제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 만료 전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유지될 수 있는지 여부는 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로 적용할 전망이다. 정치적 영향에 취약한 인물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될 경우, 달러 자산에서 다른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미국 외 지역의 경제 흐름도 함께 다뤘다.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반면 유럽은 구조적 변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새 정부는 인프라 및 국방 지출을 확대해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독립적인 방위 역량을 구축하는 동시에 기술 혁신과 산업 경쟁력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200bp 인하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이 같은 재정 및 통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유럽은 2026년 점진적 회복세가 예상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인플레이션이 안정세를 보이며 정책 개선으로 시장이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일본 기업과 투자자에게 장기적 개선 흐름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기존 경기 둔화와 미국 무역 정책 압력으로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재정 부양책과 구조 개혁이 필요하지만 단기간 내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템플 수석은 "지난 10년간 투자자들에게는 미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별개라는 경험이 쌓였지만, 이제는 그런 ‘미국 예외주의’의 끝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투자자들은 이 큰 흐름의 전환을 감지하고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라자드는 투자자들이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76년 전통의 라자드는 1848년 설립 이래 전 세계 기관 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투자은행, 자산운용 및 기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자문 및 자산 관리 회사다. 북미, 남미, 유럽, 중동, 아시아, 호주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라자드는 인수합병(M&A), 자본 시장 및 자본 솔루션, 구조조정 및 부채 관리, 지정학적 문제 등 다양한 전략적 사안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기관, 기업, 정부, 파트너십, 패밀리 오피스,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 관리 및 투자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라자드의 자회사인 라자드자산운용은 펀드 투자 매니저로서 전 세계에서 주식, 채권, 대체 투자 상품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공한다. 라자드자산운용은 현재 20개국에서 전체 약 2,480억 달러(한화 약 347조 원, 2025년6월 말 기준)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며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 및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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