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깜짝 실적이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사실상 잠재웠다.
TSMC는 지난 분기 매출이 석 달 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탄탄했다며 AI 거품론을 일축했다.
덕분에 엔비디아, 또 엔비디아에 AI용 메모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마이크론 주가는 16일(현지시각) 주식 시장 약세 속에서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1.10% 상승한 181.81달러로, 마이크론은 5.52% 폭등한 202.53달러로 마감했다.
수요 성장세, 기하급수적
TSMC는 이날 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올해 전체 매출 증가율을 30~40%로 전망했다. 석 달 전 예상했던 30%보다 높여 잡았다.
주된 동력은 역시 AI 관련 반도체였다.
TSMC 최고경영자(CEO) 웨이저자는 애널리스트들과 실적 전화회의에서 AI 메가 트렌드에 대한 확신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AI 반도체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는 AI 수요가 석 달 전 예상보다도 매우 탄탄하다면서 지금의 성장세는 거의 ‘미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AI 반도체 대중 수출이 지금처럼 제한적이어도 AI 관련 매출 성장세는 연 40%를 웃돌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는 범용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이크론
엔비디아를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라는 점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마이크론의 가파른 주가 상승세로도 확인된다.
올해 마이크론은 주가가 140% 폭등했고,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씨티 리서치의 크리스토퍼 데인리 애널리스트는 AI의 엄청난 연산에반드시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가 현재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면서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데인리는 마이크론 매수 추천의견을 유지하는 한편 목표주가는 200달러에서 240달러로 높였다.
그는 DRAM 메모리 반도체가 앞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DRAM 반도체는 대부분 노트북 컴퓨터와 PC에서 저장장치로 활용되며 AI 먹이사슬에서 장기적으로 그 중요성이 높아질 반도체라고 평가했다.
HBM 역시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본 소자인 DRAM 셀을 사용한다. DRAM 반도체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올린 고성능, 고부가 가치 메모리 반도체가 HBM이다.
데인리는 AI 수요가 계속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DRAM 공급이 AI 업체들에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이크론은 장중 6.3% 급등한 204.08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렇지만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매수를 권고하고 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마이크론을 분석 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업체 42곳 가운데 38곳이 비중확대(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모닝스타 주식 리서치만 매도를 권고할 뿐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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