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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멕시코에 2860만 달러 추가 투자…북미 공급망 재편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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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멕시코에 2860만 달러 추가 투자…북미 공급망 재편 가속화

IRA·USMCA 동시 공략, '탈중국' 생산기지 역할 강화
현대차그룹 2030년 美 84만대 EV 생산 목표…핵심 부품 공급망 선제 구축
현대모비스가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인 멕시코 공장에 286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이번 증설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동시 대응하고,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동화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결정이다. 사진=현대모비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모비스가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인 멕시코 공장에 286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이번 증설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동시 대응하고,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동화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결정이다.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북미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낸다.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지정학적 변수 속에서 멕시코를 핵심 생산 거점으로 낙점, 대규모 추가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생산 능력 확대를 넘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혜택을 극대화하며 북미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그룹 차원의 포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한국 완성차 산업의 생산 중심축이 미주로 이동하는 '전략적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현대모비스는 16일(현지시각)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생산 공장에 2860만 달러(약 400억 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클러스터 인더스트리얼(Cluster Industrial), 디지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멕시코 법인은 최근 페스케리아 공장 증설 공사를 시작했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현대모비스의 멕시코 누적 투자액은 7억 달러(약 9900억 원)를 넘어서게 된다. 2016년 기아 공장 인근에 약 3억 달러(약 4200억 원)를 들여 차체·섀시 모듈 공장을 지으며 멕시코에 처음 진출한 현대모비스는, 2021년 전자장비 부품 라인을 신설한 데 이어 이번 대규모 증설까지 단행하며 페스케리아를 '현대차그룹 서반구 최대 생산·물류 산업 집적지'로 키우고 있다.

이번 투자의 가장 큰 목표는 북미 시장에 출시될 차세대 전기차의 핵심 부품 공급 능력을 선제적으로 갖추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 전기차의 동력 성능과 주행 거리를 좌우하는 '배터리 시스템'과 차량의 기본 뼈대이자 승차감을 결정하는 '섀시 모듈'의 생산 라인을 증설해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증설은 단순 부품 생산을 넘어 배터리팩,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구동 모듈 등을 현지에서 직접 조립해 공급하는 체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페스케리아 공장은 이미 북미 현대차와 기아 완성차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요 거점으로, 이번 증설로 전략적 중요성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그룹 북미 전동화 비전의 '핵심 고리'


이번 증설은 현대차그룹의 원대한 북미 전동화 계획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내에서 연간 84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모비스의 멕시코 공장은 이 계획을 뒷받침할 핵심 동력이다. 이번 증설로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eM/eS) 기반 신차 생산라인에 핵심 부품을 직접 공급할 기반이 완벽하게 마련된다. 멕시코를 거점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 조지아 공장과 신설 EV 전용 공장은 물론 캐나다 시장까지 잇는 촘촘한 공급망이 구축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증설은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시장의 수요에 직접 대응하고,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멕시코 현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200개가 넘는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멕시코 내 협력사 네트워크 확대 및 현지 부품업체들의 산업 기반 고도화 효과도 예상된다.

이번 멕시코 공장 증설은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고 북미 전기차 공급망을 선점하며 중국 리스크를 분산하는 다목적 포석으로 평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