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에셋 '빅2' 격차 확대… 3·4위도 격차 확대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ETF 전체 순자산은 225조1785억 원으로, 6월 30일(210조2454억 원) 대비 14조9331억 원(7.1%) 늘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15조원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순자산 증가의 주역은 2차전지 ETF였다.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수익률 상위 12개 상품 중 10개가 2차전지 테마였다. 이 기간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47.89% 급등했고,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44.57%), 'TIGER 차이나바이오테크SOLAR'(30.43%), 'BNK 2차전지양극재'(24.34%) 등이 뒤를 이었다. 'TIGER 2차전지테마'(23.02%), 'KODEX 2차전지산업'(22.82%),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22.09%), 'SOL 2차전지소부장Fn'(21.33%) 등도 2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레버리지형 ETF가 절대 수익률을 주도했고, 특정 종목군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ETF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 호조, 리튬·니켈 등 원자재 가격 안정, 주요 2차전지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4조1204억 원 증가한 74조6550억 원으로 점유율 33.55%에서 33.15%로 소폭 하락했다. 두 운용사 간의 격차는 5.12%포인트에서 5.28%포인트로 0.16%포인트 벌어졌다.
3위 그룹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있었다. 6월 말 3위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6조3772억 원에서 17조938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케이비자산운용이 같은 기간 16조3444억원에서 17조7627억원으로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3위 자리를 탈환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0.02%포인트에서 0.70%포인트로 확대됐다. 5위 신한자산운용(9조529억 원), 6위 한화자산운용(6조5484억 원) 등도 자산을 늘렸으나, '빅4'와의 격차를 줄이기는 어려웠다.
이번 순자산 증가는 테마형 ETF 쏠림과 맞물려 있다. 2차전지 ETF가 전체 증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레버리지형 상품이 단기 고수익을 거두면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집중됐는데, 이는 변동성 확대 시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남은 기간에도 테마형 강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미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나 원자재 가격 급등 같은 변수에 따라 자금 흐름이 빠르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운용사들도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TF 시장이 커질수록 상위 운용사 쏠림 현상은 강화되고 있다. 삼성·미래에셋 양사의 점유율 합계는 71.58%로, 6월 말(72.22%)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70%를 웃돈다. 하위 20개 운용사의 점유율 합계는 5%를 밑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ETF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가 강하게 작동한다"며 "상품 기획·운용 역량과 유통망을 동시에 갖춘 대형사가 유리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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