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현물 상승장 속 역발상 투자를 펼친 개인투자자들은 참담한 현실에 직면했다. 지수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2X ETF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로 전락하면서, 하락 시나리오를 믿었던 개미들의 계좌가 소리 없이 녹아내리고 있다.
증권가의 낙관론은 뚜렷하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 등 '삼박자'가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상반기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5500포인트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주요 증권사 중 절반 이상이 코스피 상단 예상치를 5000포인트 이상으로 제시한 셈이다.
정부 정책도 강력한 상승 동력이다. 배당 확대,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조정 등 정책 드라이브가 국내 증시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과 더불어 배당 확대, 장기보유 인센티브 정책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자금을 유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도 긍정 요인이다. 현대차증권은 "현재 AI 투자는 초기 수준으로, AI 설비투자는 2027년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코스피는 미국 증시의 AI 강세장에 연동되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500원대 '곱버스', 증권가의 낙관론과 정반대 길 걷다
그러나 이 같은 증권가의 강한 낙관론을 믿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종가는 496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반토막을 넘어섰고, 한때 '국민 ETF'로 불렸던 이 상품은 이제 '동전주' 신세가 됐다.
문제는 이런 '동전주' 인버스 상품에 여전히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려 있다는 점이다. 새해 개인 순매수 상위권은 반도체 대형주가 아닌 지수 하락을 예상한 '인버스' 상품들로 채워져 있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고점론을 믿고 하락에 베팅한 개미들이,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한 상승 유동성 장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전문가들은 인버스 2X 상품의 '음의 복리 효과'라는 구조적 함정을 강조한다. 한 펀드매니저는 "음의 복리 효과 때문에 지수가 횡보만 해도 손실이 나는데, 지금 같은 급등장에서 인버스 상품 보유는 자산을 태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버스 상품이 일일 수익률을 바탕으로 하는 복리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수가 오르내리는 변동성 속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메커니즘이다. 장기 보유 시 손실은 더욱 가속화된다.
이 같은 '정석적' 투자 전략을 무시하고 단순한 시장 감에만 의존해 하락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은 인버스 2X의 400원대 추락이라는 결과를 맞이했다.
■ '이중고'에 신음하는 개인투자자
현재 시장은 개인투자자에게 '잔인한' 환경이다. 인버스 투자자들은 지수 상승으로 손실을, 코스닥에 투자한 개미들은 대형주 중심 상승장에서 자신의 종목이 소외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전형적인 '가는 말만 가는' 대형주 장세"라며 "인버스에 물린 개미는 지수가 올라서 울고, 코스닥 개미는 내 종목만 안 올라서 우는, 그야말로 개인투자자에게는 잔인한 1월"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인버스 상품의 보유를 즉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증권가의 강한 낙관론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역발상 베팅으로 추가 손실을 보기 전에 리스크 관리에 나설 시점이라는 조언이다.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증시 강세 이후 기준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상반기 상승 모멘텀이 우선"이라며 "단순한 감(感)에 의존한 하락 베팅을 멈추고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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