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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팔란티어는 거품"…'빅쇼트' 버리, 공매도 포지션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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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팔란티어는 거품"…'빅쇼트' 버리, 공매도 포지션 공개

"AI 산업, 수익 없는 자본 무덤" 주장...감가상각 눈속임·회계 조작 의혹 제기
전력난에 막힌 가상 성장의 종말… 2년 내 '닷컴 버블급' 대폭락 예견 월가 충격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했던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 사이언 자산운용 대표가 현재의 인공지능(AI) 열풍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버리 대표는 최근 인공지능 분야의 급격한 성장이 과거 항공 산업 초기의 거품과 유사하다고 경고하며, 시장의 대장주인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다.

"오빌 라이트를 쏴야 했다"… 버핏의 일화로 본 AI 회의론


17일(현지시각) 미국의 온라인 비즈니스 뉴스 매체 웹프로뉴스에 따르면 버리는 '투자 현인' 워렌 버핏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했다. 버핏은 20세기 중반 항공사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면서도 수익을 내지 못했던 상황을 두고 "만약 선견지명이 있는 자본가가 있었다면,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기 위해 키티호크에서 오빌 라이트(비행기 발명가)를 쏴야 했을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버리는 AI 역시 막대한 인프라 비용과 컴퓨팅 파워 투자에 비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혁신적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팔란티어 정조준… "회계적 조작 섞인 과대광고"

버리의 칼끝은 AI 붐의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와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를 향하고 있다. 그는 규제 당국에 제출된 서류를 통해 이들 기업에 대한 상당한 규모의 풋옵션(주가 하락 시 이익을 얻는 권리)을 보유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버리는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하이퍼스케일러)들이 서버 장비의 감가상각 기간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회계적 수단이 AI 구축에 들어가는 실제 비용을 은폐하고 단기 이익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애널리스트들에게 버리의 주장을 반박하는 메모를 배포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버리는 "유일하게 이기는 방법은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에너지 병목 현상과 닷컴 버블의 재림


마이클 버리는 AI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병목 현상'으로 에너지 문제를 꼽았다. 그는 데이터 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소형 원자로 등에 1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러한 인프라 없이는 AI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AI 열풍이 실제 매출과 동떨어진 기업 가치 평가를 보였던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과 흡사하다고 진단했다. 버리는 "AI 거품이 2년 안에 붕괴될 수 있다"고 예측하며, 코딩 도우미 등 일부 AI 도구가 오히려 생산성을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시장의 엇갈린 반응… "선구자적 경고" vs "빗나간 타이밍"

버리의 이번 행보를 두고 시장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일부 투자자들은 그가 서브프라임 사태 때처럼 시장의 보이지 않는 균열을 포착했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반면, 과거 그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하락을 예측했다가 지수가 70% 급등했던 사례를 들며 "이번에도 타이밍이 너무 빠르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전설적인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1999년 인터넷 주식 공매도로 고전하다 결국 닷컴 버블 붕괴로 옳았음이 증명됐던 사례처럼, 버리의 역발상 투자가 다시 한번 '빅쇼트'로 기록될지 전 세계 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