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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상승 속 '동전주' 급증…금융당국, 상장폐지 요건 강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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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상승 속 '동전주' 급증…금융당국, 상장폐지 요건 강화 시동

국내 증시에서 주가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정준범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증시에서 주가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정준범 기자
국내 증시에서 주가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가 다시 늘고 있다. 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종목별 가격 분포를 들여다보면 시장 내부의 균열이 숫자로 확인된다. 단순한 투기 확산이나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양극화가 가격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지난 6일 기준 종가를 바탕으로 직접 집계한 결과, 코스닥 시장의 1000원 미만 종목 수는 170개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말(125개) 대비 45개 늘어난 수치로, 증가율은 약 3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 회복과 저가주 확산이 동시에 진행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된다. 2023년 말 44개였던 1000원 미만 종목은 올해 2월 55개로 늘었다. 절대적인 수는 코스닥보다 적지만, 유가증권시장 역시 일부 중·저가 종목이 장기간 하락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 산업이나 소외 업종의 부진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가격 분포의 상단에서는 전혀 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 구간의 종목 수는 같은 기간 93개에서 129개로 증가했다. 또한 흔히 ‘황제주’로 불리는 주가 100만 원을 넘는 초고가 종목도 5개 등장했으며 시장 상승 국면에서 자금이 소수 주도주에 집중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절대 주가만으로 황제주를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 상장사들은 액면가가 서로 달라 주가 수준만으로 기업 가치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액면가를 5000원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절대 주가는 100만 원에 미치지 않더라도 환산 기준에서는 이미 초고가 영역에 진입한 종목도 존재한다. 반대로 액면분할을 거치지 않은 종목은 절대 주가가 높아 보이지만, 환산 기준에서는 과거보다 낮은 경우도 적지 않다.

시장별로 보면 양극화는 더욱 분명해진다. 코스닥에서는 10만 원 이상 종목이 2년여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 1000원 미만 구간의 증가 폭이 더 컸다. 중간 가격대의 두께가 얇아지며 상단과 하단으로 쏠림이 강화된 구조다. 코스피 역시 1만~10만 원 미만 종목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동전주와 초고가주가 동시에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금융당국은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미국 나스닥의 ‘페니스톡’ 제도를 참고해 주가 기준 상장폐지 요건 도입을 논의 중이다. 자본시장 신뢰를 높이고 부실 기업을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동전주를 퇴출하는 방향성에 공감하면서도, '부실한' 동전주를 가려낼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건전한 주식시장을 위해서는 동전주나 부실기업을 신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주가가 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삼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전주 상장 폐지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상장주식 유통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장외시장(K-OTC) 등 비상장 유통시장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면 상장폐지 종목의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며 "이후 매출이나 실적이 개선될 경우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 분석결과 동전주 증가를 단순히 투기나 부실의 결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 코넥스 시장의 경우 같은 기간 1000원 미만 종목 수가 26개로 변동이 없었다. 이는 동전주 확산이 제도 문제만이 아니라, 유동성과 자금 쏠림, 시장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시사한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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