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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 시대의 그늘…'지능화·거대화'된 주가조작에 멍드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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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 시대의 그늘…'지능화·거대화'된 주가조작에 멍드는 개미들

한국거래소 2025년 심리결과 발표…부정거래 부당이득 1년 새 33% 급증
코스닥 부정거래, 코스피의 8배…'합동대응단' 신속 심리로 3개월 만에 적발
사진=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한국거래소
한국 증시가 코스피 6000포인트(2026년 2월 25일 기준)를 돌파하며 역사적 고점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독버섯들이 피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도 불공정거래 심리 실적'은 화려한 지수 상승의 이면에 추악한 탐욕의 크기를 숫자로 증명했다.

■ 커지는 부당이득, 고도화된 수법

지난해 거래소가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불공정거래 혐의 사건은 총 98건에 달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질적인 악화'다. 사건당 평균 부당이득 금액은 24억 원으로 전년(18억 원) 대비 33.3%나 폭증했다.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면서 한 번의 작전으로 챙기는 '먹튀' 규모가 커진 것이다.

혐의 유형별로는 미공개정보이용이 58건(59.2%)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기업들의 자진 상장폐지나 주주권익 보호 목적의 공개매수가 늘어나는 점을 악용해, 공개매수 대리인(증권사) 임직원이나 내부자가 차명 계좌로 선취매를 하는 파렴치한 행태가 11건이나 적발됐다. 실제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지난해 10월 NH투자증권 고위 임원을 압수수색하며 시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 코스닥은 '작전 세력의 놀이터'...부정거래 코스피의 8배

시장의 건전성 측면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코스닥 시장의 취약성이다. 코스닥 시장의 혐의 통보 건수는 66건으로 전체의 67.3%를 차지했다. 특히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정거래 건수는 코스닥(16건)이 코스피(2건)의 무려 8배에 달했다.

이들의 수법은 전형적이면서도 치밀하다. 무자본 M&A로 경영권을 취득한 뒤, AI·이차전지 등 소위 '뜨는 테마'를 신사업으로 허위 공시해 주가를 띄우고 지분을 털고 나가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자금 추적이 어려운 비상장사를 고가에 인수하거나, 전환사채(CB)를 관계인에게 저가로 재매각해 회사의 고혈을 짜내는 고난도 수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 '합동대응단'의 칼날...심리 기간 6개월→3개월 단축

정부의 강력한 근절 의지에 따라 지난해 7월 출범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위·금감원·거래소가 한 공간에서 밀착 공조하며, 과거 6개월 이상 소요되던 이상거래 심리 기간을 3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합동대응단은 출범 이후 고액 자산가의 대규모 주가조작은 물론, 언론사 기자의 선행매매 등 시장의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 사건들을 차례로 적발하며 감시망을 좁히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026년 하반기 대체거래소(ATS) 도입 및 거래시간 연장에 맞춰 이를 악용한 신종 불공정거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하지만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각성이다.

거래소는 △기업가치와 무관한 급등주 △정치 테마 및 풍문 유포 종목 △한계기업의 경영권 변동 △상장폐지 회피 목적의 인위적 주가부양 종목 등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수가 6000을 넘었다고 해서 기업의 본질적 가치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테마라는 화려한 포장지에 가려진 '부정거래의 덫'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실적과 재무제표에 기반한 책임있는 투자뿐이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