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인터넷이 화성 이주 프로젝트 먹여 살린다…2658조 원 규모 IPO 핵심 수익원 등극
구독자 1000만 돌파·수익 흑자 유일 사업부, 우주·AI 부문 적자 메우며 기업 가치 200조 원 끌어올려
구독자 1000만 돌파·수익 흑자 유일 사업부, 우주·AI 부문 적자 메우며 기업 가치 200조 원 끌어올려
이미지 확대보기화성에 인류를 이주시키겠다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야망은, 지구 저궤도를 촘촘히 채운 위성 인터넷 사업 없이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미국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각) 스페이스X(Space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분석하며,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가 전체 매출의 70%에 육박하는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고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이 신청서(S-1)는 장기간 베일에 싸였던 스페이스X의 재무 구조를 처음으로 공개한 문서다. 로켓으로 명성을 쌓은 기업이 실상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로 먹고 살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흑자는 스타링크뿐…로켓·AI 부문은 모두 적자
스페이스X는 2025년 한 해 187억 달러(약 28조 4165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49억 달러(약 7조 446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로켓 발사와 인공지능(AI) 부문이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스타링크가 이끄는 연결망(Connectivity) 사업부만이 흑자를 유지했다. 2026년 1분기(1~3월) 기준 이 사업부의 매출은 32억 5000만 달러(약 4조 9387억 원), 영업이익은 11억 9000만 달러(약 1조 8083억 원)에 달했다.
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우주, AI, 연결망 세 부문으로 나뉘는데, 스타링크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했다.
지구 저궤도 위성망을 통해 오지와 하늘 위 항공기까지 인터넷을 공급하는 이 서비스가, 화성 이주와 AI 개발이라는 거대한 꿈의 실질적인 재원이 된 셈이다.
스페이스X의 비즈니스 모델은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설명된다. WSJ은 "스페이스X의 로켓이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리고, 스타링크가 벌어들인 돈이 더 많은 로켓 발사를 가능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머스크 자신도 2015년 스타링크 출범 당시 엔지니어들 앞에서 "화성에 도시를 만들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을 만들어줄 사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입자 10년 만에 1000만 돌파, 위성은 1만 기 육박
스타링크 가입자는 2023년 말 230만 명에서 2024년 말 460만 명으로 늘었고, 2025년 말에는 920만 명으로 불어났다. 2026년 2월에는 160개국에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고작 2~3년 사이 가입자가 네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현재 스페이스X가 궤도에 올린 스타링크 위성은 9600기를 넘어섰다. 머스크가 처음 이 사업을 구상하던 2015년만 해도 4000기의 위성 네트워크를 목표로 삼았는데, 이미 그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위성 제조 비용을 2022년 이후 59% 낮추는 데 성공했다. 머스크가 사내에서 강조하는 '알고리즘'—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삭제하고, 최적화하고, 속도를 높이고, 자동화한다—의 산물이다.
다만 가입자 한 명당 월평균 매출(ARPU)은 2023년 99달러에서 2026년 3월 기준 66달러로 떨어졌다. 구독료를 낮추는 대신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저소득 시장까지 침투해갈수록 이 추세가 계속될지는 이 사업의 핵심 불확실 요인으로 꼽힌다.
사상 최대 IPO 향해…기업가치 2658조 원 목표
스페이스X는 나스닥(Nasdaq)에 'SPCX' 종목명으로 상장할 계획이며, 최대 750억 달러(약 113조 97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공모할 예정이다.
목표 기업가치는 1조 7500억 달러(약 2658조 원)에 달해, 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으로 금융가에서는 보고 있다.
올해 초 머스크의 AI 기업 xAI와 합병한 뒤 기업가치가 1조 2500억 달러(약 1899조 원)로 평가됐고, 이번 IPO에서 그보다 40% 높은 가치를 노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투자은행 20곳 이상이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설명회(로드쇼)는 오는 6월 8일 시작될 예정이다.
신청서에는 머스크 특유의 원대한 청사진도 담겼다. 스페이스X는 이 문서에서 "지구와 우주, AI를 아우르는 가장 야심찬 수직 계열화 혁신 엔진"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총 시장 규모(TAM)를 28조 5000억 달러(약 4경 3302조 원)로 추산했다.
우주 부문에 3700억 달러(약 562조 원), 연결망 부문에 1조 6000억 달러(약 2430조 원), AI 부문에 26조 5000억 달러(약 4경 256조 원)가 포함된다. 또 머스크에게 지급하는 성과 보수 조건으로 "화성에 영구 거주 인구 100만 명 이상의 식민지 건설"을 명시했다.
머스크가 2020년 "파산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겸손하게 말했던 스타링크는, 이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을 앞두고 그 회사의 유일한 흑자 사업부로 우뚝 섰다.
월스트리트는 오는 6월 이 '위성 인터넷 회사'의 주가를 어떻게 매길지를 주목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