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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도 주목하는 라인 사태…"한일 관계 악화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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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도 주목하는 라인 사태…"한일 관계 악화 우려돼"

현지 3대 일간지 중 연합보·자유시보 집중 보도
"한국 측 비판 적지 않아", "한일 적대감 강화"
친중 성향 매체는 '무덤덤'…태국·인니도 마찬가지

라인 대만 지사가 2023년 개최한 '테크펄스 2023' 콘퍼런스 현장 전경. 사진=라인 타이완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라인 대만 지사가 2023년 개최한 '테크펄스 2023' 콘퍼런스 현장 전경. 사진=라인 타이완 공식 유튜브 채널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 야후 지분을 매각하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논란, 이른바 '라인 사태'에 대만 또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라인이 대만 현지에서 주요 플랫폼이라는 점에 더해 이번 사건이 한·일 갈등으로 번져 대만에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의 주요 일간지로 꼽히는 연합보(聯合報)와 자유시보(自由時報)는 4월부터 번갈아가며 라인 사태 관련 뉴스들을 쏟아내고 있다. 두 매체 모두 '한국 기업 네이버의 라인 장악력 상실 우려 확대…일본, 한국과 적대?', '라인 논란에 한국 대일 투자, 한일 관계 재조명' 등 이번 사태를 한일관계와 연관지어 해석하고 있다.

이들 매체들이 한국 현지 언론의 목소리를 적극 인용하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연합보는 "한국 현지 언론은 이번 상황을 미중 갈등과 이에 따른 미국의 틱톡 관련 조치에 빗대고 있다"며 "틱톡 사례와 달리 일본의 조치가 동맹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한국 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시보는 "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국 기업 네이버가 라인 지분을 잃을 경우 일본과 대만, 태국을 통틀어 2억명의 사용자 시장을 잃게 된다"며 "이에 일본 정부가 한국을 적국으로 취급하려 한다, 한일 우호관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등 비판적 사설도 다수 게재됐다"고 지적했다.

일간지 외에도 여러 대만 매체 이번 사태에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국영 방송국 타이완 국제 방송(Rti), 대만 최대의 영자 신문으로 꼽히는 타이베이 타임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라인 대만 지사 내부 전경. 사진=라인 공식 사이트이미지 확대보기
라인 대만 지사 내부 전경. 사진=라인 공식 사이트

대만 외에도 이번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싱가포르다. 주요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와 채널 뉴스아시아(CNA) 등에서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그 외에는 인도 영자신문 타임스 오브 인디아, IT 전문지 데브디스코스(Dev Discourse)나 미국의 블룸버그 등 일부 매체에서 이번 사건을 보도했다.

라인의 대표적인 주요 시장인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선 이번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진 않는 모양새다. 주요 매체에서 보도되는 양 자체가 적을 뿐더러 대부분 일본 측 주장을 짧게 실을 뿐, 네이버 측의 입장이나 한국의 반응까지 취재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만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중요하게 다루고, 그 과정에서 한국 측 반응을 비중있게 다루는 것은 그만큼 이들이 한·일·대만 3국 관계를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대만은 잠재적 전장으로 떠올랐다. 자연히 대만은 미국의 우방인 한국, 일본과 더불어 3국 협력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자유시보, 연합보와 더불어 대만 3대 일간지이자 '친 중국' 성향 매체로 꼽히는 중국시보(中國時報)는 라인 이슈에 비교적 무관심한 것 또한 특기할 만 하다. 중국시보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일본 측 입장에 대해서만 다룰 뿐이며 다루는 빈도수도 자유시보나 연합보 대비 적은 편이다.

싱가포르에서도 영문 매체들은 라인 사태를 주요 뉴스로 다루는 것과 달리 중문 매체 연합조보(联合早报)에선 이번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 매체 남화조보(SCMP)도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라인 등 해외 메신저 앱들을 내국인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는 10일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 "이번 사안에 대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국가 디지털 경쟁력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