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자회사 편입 이후 재무책임자 낙하산 인사..분식회계 의혹 고재호 전 사장, 거액 퇴직금까지 챙겨
이미지 확대보기가장 좋은 반면교사는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은 정부와 국책은행의 연계, 낙하산 CEO, 노조의 행태 등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총망라된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
대우조선은 2000년부터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산은은 16년 동안 현직·퇴직임원들을 재무책임자나 자문역 등으로 내려보냈다. 산은에서만 지금까지 4조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부채비율은 올 들어 좀 낮아지기는 했지만 지난해 연말에는 무려 7300%에 달했다.
하지만 이것도 정확한 수치인지는 알 수 없다. 수조원대의 분식회계 의혹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2013년에 4409억원, 2014년에 47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당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모두 적자를 냈기 때문에 대우의 흑자 발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새 경영진이 들어선 이후 지난 3월 누락됐던 비용 등을 반영하자 지난 3년간 무려 5조5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뒤집혀졌다. 분식회계 의혹을 사서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조사까지 받게 된 이 사안에 대해 산은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나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의 책임은 없는지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회사 사정이 이같은데도 2015년 3월 물러난 당시 고재호 사장은 퇴직금을 포함해 21억원을 챙겼다는 사실이다. 대우조선측은 이 가운데 5억원은 영업이익에 따른 실적 상여금이기 때문에 흑자가 적자로 전환된 지금 환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설사 돌려 받는데 성공하더라도 적자투성이 회사에서 사장에게 16억원씩이나 지급했다는 것은 일반 상식과 괴리가 있다.
대우조선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은 3년 연속 1보다 적었다. 장사해서 이자도 못갚는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대우조선 채권을 떼먹힐 돈이 아닌 ‘정상’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산은에 협조하라는 금융감독원의 당부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부실채권으로 분류할 경우 대우조선의 대외적 이미지가 손상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직원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노조에게 회사가 현사태까지 이르게 된 책임을 지울 수는 없겠지만 평균 8천만원에 가까운 급여수준 등을 볼 때 적어도 방만경영의 분위기를 즐긴 것은 사실이다.
경영진 문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해운업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난 조수호 회장에 이어 한진해운의 경영을 맡아 왔던 최은영 전 회장은 회사가 기울어지는 와중에도 2013년과 2014년 6월 모두 97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공무원들의 자세에 결연한 기운이 보이지 않음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변양호 신드롬’(책임지는 결정을 회피하려는 공무원의 보신주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시비에 휘말린 변양호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10개월 가까이 옥고를 치렀던 것을 빗댄 용어)이 공직사회에 잔존하는 한 이런 경향이 사라지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공무원들의 ‘웬만해선 안하기’ 현상을 중심으로 낙하산 또는 함량미달 CEO들의 도덕적 해이, 채권은행의 ‘좋은게 좋다’주의, 노조의 내몫 챙기기 등이 협화음을 낸 결과가 가수 김광석의 노래가사처럼 “이제 다시 (구조조정)시작이다”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차제에 국책은행을 민영화하고 정치권력과 기업의 부당한 연결고리를 끊는 개혁을 추진해야한다는 견해들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김화주 기자 geco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