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이나 클럽, 경기장, 공연장 등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용해 강제력이나 물리력을 사용하지 않고 추행하는 성범죄이다.
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된 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범행 당시의 밀집도나 혼잡도와 상관없이 공중의 이용에 상시 제공되고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개방적인 장소에서 추행한다면 적용될 수 있다.
성폭력처벌법에 본 죄를 도입한 이유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발생하는 성추행을 처벌할 수 없어서였다. 형법의 강제추행죄는 구성요건상 폭행 또는 협박을 사용하여 추행할 것을 요구한다. 사람이 붐비는 상황을 이용하여 신체 접촉을 하는 것은 강제력을 사용하여 추행하는 것이 아니므로 강제추행죄로는 처벌할 수 없었다.
대법원은 기습추행의 법리를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다. 기습추행이란 폭행 협박 등의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피할 틈 없이 갑자기 추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강제추행과 다를 바 없다는 것으로, 이때 폭행 협박의 강도는 힘의 대소 강약을 불문한다. 그 결과 강제추행죄 범위가 확대되어서 지하철, 버스에서 신체를 더듬고 밀착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지하철이 혼잡하면 불가피한 신체 접촉을 추행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사람이 많으면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어서 누명을 쓰기도 한다. 지하철 내부에 CCTV가 없는 객실이 많고, 있다고 해도 사람이 많으면 시야 확보가 되지 않고 사각지대가 생겨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지하철은 사람이 수시로 타고 내리기 때문에 목격자나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다른 성범죄와 마찬가지로 공중밀집장소추행죄도 객관적 증거가 없으면 피해자의 진술로 유죄가 인정될 수 있다. 진술이 증명력을 갖춘 증거가 되려면 구체적이며 일관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하지만, 순간적인 접촉은 구체성, 일관성, 논리성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진술이 단순하다. 따라서 이에 대해 논리적 반박이나 진술의 허점을 찾기가 어려워서 혐의를 벗는 것이 매우 힘들 수 있다.
경찰이 인지한 사건이 아니라 피해자가 신고한 사건이라면 물증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서둘러 사건 현장의 CCTV 영상에 대해 증거 보전신청을 해야 한다. 다행히 명확한 영상이 있다면 사건은 빠르게 해결되겠지만, CCTV가 있어도 범행이 녹화되지 않거나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제대로 촬영되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동선이나 범행 전후 상황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 옷에서 검출되는 DNA를 채취하거나, 피해를 당했다는 시간에 스마트폰 접속이나 검색기록을 밝혀서 무혐의를 주장할 수도 있다.
이처럼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매우 단순한 성범죄이지만 혐의를 벗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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