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억명이 넘는 인구에도 심각하게 남아도는 주택을 채우는 것이 난망한 상황이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고위직으로 일한 전직 관리가 이처럼 중국 부동산시장의 심각한 상황을 최근 광둥성 둥관에서 열린 관련 업계 행사에서 이처럼 중국 부동산시장이 직면한 위기를 공개적으로 거론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공산당 일당 지배체제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은 중국에서 비록 전직 관리라도 이같은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현재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 이 전직 관리의 주장이지만 그동안 중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공식 발표된 공실 주택만도 720만채 규모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 걸쳐 팔리지 않거나 분양되지 않아 공실 상태에 있는 주택의 연면적은 6억4800만㎡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 발표만으로도 약 2억평에 육박하는 막대한 규모다.
CNN은 “이를 로이터통신에서 환산해 본 결과 대략 720만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CNN은 “그러나 현재 중국 전역에는 공사비 조달 문제로 아직 완공되지 않은 주택이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 국가통계국의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 공실 주택 규모는 공식 발표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지난 2016년 닥친 부동산 광풍 속에서 투기 차원에서 여러 채의 주택을 사들인 부동산 구매자들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기왕에 사들인 주택을 떠안고 있는 경우도 상당하기 때문에 실제 주택 공실은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CNN은 전했다.
허컹 전 국가통계국 부국장 “빈집, 30억명 들어갈 수 있을 정도 쌓여”
CNN에 따르면 그런 전문가들 가운데 한 명이 허컹 전 국가통계국 부국장이다.
그는 “전문가마다 추산하는 것에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가장 극단적인 추산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존재하는 빈집은 30억명이 입주할 수 있는 정도로 많은 규모”라며 “다소 과한 추정으로 보이긴 하지만 중국 국민 14억여명이 다 들어간다 해도 다 채울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맞다”고 지적했다.
미분양 아파트를 비롯한 빈집의 규모가 이처럼 급증한 여파로 부동산발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심각한 수준으로 키우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론의 질문을 받고 “중국 경제가 붕괴할 가능성에 대한 주장은 종종 있었다”면서 “그러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은 그런 주장들이지 중국 경제 붕괴설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헝다그룹 이어 비구이위안까지…中 부동산업계 휘청
CNN에 따르면 그동안 부동산시장은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을 떠받치는 3가지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지난 2021년 파산 위기에 몰린 것을 계기로 ‘중국판 리먼사태’가 닥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올 정도로 거품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초대형 부동산 개발기업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까지 최근 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으면서 부동산 시장에 사상 최악의 한파가 닥친 상황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