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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웃나?" 울상 길어지는 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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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웃나?" 울상 길어지는 석유화학

수익성 지표 에틸렌스프레드 22일 기준 151달러
손익분기점 300달러 비교해 절반 수준 불과
부진한 제품 수요 또한 실적 악화 요인
에틸렌스프레드 가격 추이 그래프.이미지 확대보기
에틸렌스프레드 가격 추이 그래프.
석유화학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원재료에 대한 가격 부담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요는 예상만큼 증가하고 있지 않아서다.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에틸렌스프레드는 지난 22일 기준 t당 152달러를 기록했다. 전주(108달러) 대비 소폭 올랐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지난 1~2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평균 100달러 떨어졌다. 에틸렌스프레드는 제품(에틸렌) 가격에서 원재료(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로 업계는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에틸렌스프레드 하락은 에틸렌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나프타 가격이 오르자, 에틸린에서 이를 뺀 에틸렌스프레드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보통 국제 유가와 가격이 연동된다. 나프타 가격은 지난 6월 말 평균 t당 500달러에서 9월 들어 700달러를 넘어섰다.

회복되지 않고 있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 또한 악재다. 기대했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느리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중국에 가장 많은 석유화학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나라 산업 특성상 치명타다. 중국의 수요 회복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업계들의 수출 실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1~8월 국내 석유화학 제품 전체 수출액(306억2400만달러)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11만9900만달러로 약 37%에 달한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2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이미지 확대보기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2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
중국 수요 회복은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경기에 대해 "다음 주에도 끝나지 않을 오랜 경기 침체에 빠져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또한 "최근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인한 충격이 투자와 단기 성장 전망을 압박하고 있다"고 밝히며 향후 중국 경제가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미 업황 부진 등으로 이유로 부진한 경영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전망이 더 어두워지고 있다. 하반기 호실적을 거두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이미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2분기 77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는 오르는데 중국 수요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유가 상승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에틸렌 가격은 t당 840달러로 4개월 내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해 나프타 가격도 상승하며 스프레드(마진)는 바닥권"이라며 "이에 따라 가동 예정이었던 공장들 역시 가동 시기를 지연하거나 낮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