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2024년 신흥국 증시가 미국 등 주요국 증시의 수익률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한 미국 달러 강세 여파로 신흥국 통화도 약세 기조를 면치 못하면서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통화는 단 세 개 통화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지난해 8% 상승하면서 신흥국 통화를 압박했고 말레이시아 링깃, 홍콩 달러 및 태국 바트만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신흥국 증시도 부진했다. 지난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주가지수는 2년 연속 상승하며 5%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증시의 수익률인 17%와 미국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20% 이상 수익률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실제로 신흥국 주식은 1980년대 후반 이후 S&P500 지수 대비 사상 최저 수준에서 거래됐다.
그나마 지난해 중국 주가지수는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2020년 이후 연간 최고치인 15% 가까이 상승했다.
신흥국 전문 미국 투자회사 그래머시 런던의 사이먼 퀴자노-에반스 수석 전략가는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마다 신흥국 주식과 현지 통화 채권이 기본적으로 미국 동종 자산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이일드 채권만 선방
2024년 신흥국 자산 중 그나마 하이일드 채권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블룸버그의 신흥시장 하이일드 달러 채권 지수는 15% 상승하며 2016년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이일드 채권이란 고수익·고위험 채권으로 원리금 상환 불이행 위험이 높지만, 이자율이 높은 채권으로 ‘정크 본드’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일부 달러 표시 채권은 1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특히 돋보였다. 지난 2023년 말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와 정부 지출 삭감 등의 개혁이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일부 우크라이나 채권은 9월 이후 45%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신흥국 투자등급 채권의 상승률이 1.9%에 그쳤던 데 반해 신흥국 채권 전체 지수는 6.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만 하이일드 채권의 강세가 올해도 지속될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본토벨 자산운용의 카를로스 데 소사 신흥시장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하이일드 채권의 랠리가 올해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앞으로 국가와 신용 선택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 선호하는 투자 전략들이 대부분 성공적으로 실현됐기 때문에 지금은 평소보다 투자가 훨씬 더 다각화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