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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월 수출 증가율 8.1%로 둔화..."트럼프 관세 초기 영향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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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월 수출 증가율 8.1%로 둔화..."트럼프 관세 초기 영향 반영"

전월 12.4%보다 감소했지만 전문가 예상치 1.9%는 크게 상회
미·중 관세 교착 심화 속 양국 경제관료 이번 주 스위스서 회담 예정
4월 10일 중국 롄윈강에 있는 중국-카자흐스탄 물류 협력 기지에서 중국~유럽 화물 열차에 화물이 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4월 10일 중국 롄윈강에 있는 중국-카자흐스탄 물류 협력 기지에서 중국~유럽 화물 열차에 화물이 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4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의 초기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중국 정책입안자들이 고조되는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9일(현지 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중국 세관총서가 9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4월 중국의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이는 3월에 기록한 12.4%에서 하락한 수치이지만, 로이터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예측한 1.9% 상승률보다는 훨씬 높은 결과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이후 미국과 중국은 보복 조치의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지난달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145%까지 치솟았고, 중국은 미국 상품에 대해 125%의 관세로 반격했다. 이러한 고율 관세로 인한 무역 환경 악화가 중국의 수출 증가율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의 최고 경제관료들이 이번 주 후반 스위스에서 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양측에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는 관세 교착 상태가 완화될지 주목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참석하는 이번 회담은 2월 트럼프의 관세 인상 이후 양국 간 첫 고위급 경제 협의다.
중국 경제는 이미 여러 경고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제조업 지표에 따르면, 4월 중국의 제조업 활동은 위축되어 이전 두 달간의 확장세를 반전시켰다. 특히 신규 수출 주문 지표는 중국이 최악의 코로나19와 싸웠던 2022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은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이었다. 부동산 시장 위기로 인해 내수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수출 부문의 건전성은 중국 경제 전체의 안정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왔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 정부는 수요일 미국과의 무역 회담을 앞두고 정책금리 인하를 포함한 일련의 통화 부양책을 발표했다.

한편, 4월 중국의 달러화 표시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3월의 4.3% 하락세보다는 개선된 수치로,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예상한 5.9% 하락보다 훨씬 양호한 결과였다. 수입 감소세가 완화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여전히 원자재 가격 하락, 외부 수요 냉각, 중국의 보복 관세가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의 수출 데이터가 이 지역의 다른 주요 수출 경제국이 보고한 데이터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수출은 4월에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예상치를 웃돌았고, 베트남의 대미 수출도 팬데믹 종식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현재 미국의 10% 기본 관세만 적용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더 높은 "호혜적" 관세는 협상이 진행될 때까지 90일 동안 중단된 상태다. 이는 중국이 145%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는 것과는 달리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 접근성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은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베트남·인도·멕시코 같은 국가들이 중국을 대체하는 수출기지로 부상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무역에서 중국의 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 갈등의 전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 주 스위스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양국의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또한 무역 갈등 속에서도 내수 진작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표된 통화완화 조치는 이런 흐름의 하나로, 중국 정부가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로 전환하려는 장기적 전략을 지속할 것임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