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7드림라이너 130대와 777-9기종 30대 포함....최대 50대 추가 구매 옵션

CNBC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카타르항공 역사상으로도 가장 큰 규모의 주문으로,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 130대와 777-9기종 30대의 계약이 포함됐으며, 최대 50대의 추가 구매 옵션도 담겼다.
카타르항공은 이와 함께 보잉 항공기에 탑재될 400개 이상의 엔진을 GE 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구매하는 별도의 계약도 체결했다. 이는 GE 에어로스페이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광폭 동체 항공기 엔진 계약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일정 중, 카타르 국왕과의 정상회담 기간에 체결했다.
보잉의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서명식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카타르항공 바드르 모하메드 알미르 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계약은 세계 항공업계에서 가장 청정하고, 최신이며, 효율적인 항공기 보유를 목표로 하는 카타르항공의 여정에서 결정적인 다음 단계"라고 밝혔다.
보잉 민항기 부문 CEO 스테파니 포프는 "카타르항공과의 이번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은 보잉의 시장 선도 광폭 동체 항공기를 중심으로 향후 항공기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에 포함된 777-9기종은 426석 규모의 쌍발 엔진 항공기로, 보잉의 777X 시리즈에 속하지만, 아직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인증을 받지 못해 실제 인도는 이뤄지지 않은 기종이다.
보잉은 카타르항공이 주문한 항공기가 향후 10년 동안 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연간 15만4000개 미 일자리 창출" 기대
미국 백악관은 보잉과 카타르항공의 항공기 대규모 구매 계약이 총 960억 달러(약 135조 원)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한 이번 계약이 연간 15만4000개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 고용에 미치는 총 영향이 100만 명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보잉과 카타르항공 측은 이번 계약으로 미국 내 약 40만 개의 일자리가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보잉은 전 세계적으로 약 17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서명식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잉 역사상 최대 항공기 주문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계약은 도하의 아미리 디완에서 켈리 오트버그 CEO의 서명으로 최종 체결됐다.
CNBC는 이번 계약이 "2018년 이후 단 한 번도 순이익을 내지 못한 보잉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잉은 최근 수년간 안전 문제, 제조 결함, 비용 초과, 그리고 지난해 거의 두 달간 이어진 직원 파업 등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었다.
무역 전쟁 여파 속 반전 기회
보잉은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 오트버그 보잉 CEO는 지난달 “중국이 미국산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항공사에 대한 보잉 항공기 인도를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오트버그 CEO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5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수주 잔고를 해결해 나가며 손실 폭을 점차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계약에 대해 린지 그레이엄(공화당·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보잉 모두에 엄청난 낭보"라며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레이엄 의원실은 신규 항공기들이 보잉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공장에서 조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은 카타르항공의 현재 보유 항공기 233대 규모를 거의 두 배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날 계약 체결 소식에 보잉 주가는 한때 3% 넘게 상승하며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