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기준에서 교촌치킨은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한 이후 줄곧 0%대 폐점률을 기록하며 ‘가맹점과의 바람직한 상생 모델’로 주목받아왔다. 올해 1분기 폐점률 역시 0.2%로 치킨업계 평균(약 14%)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코로나19 당시 개장한 특수 매장 20곳이 폐업해 폐점률이 2.1%까지 올랐으나 다시 0%대로 회복한 셈이다.
교촌은 가맹 수 확대보다 점포 생존율을 우선시한다. 신규 출점을 철저히 제한하고 인구 수 기준(1만7000~2만5000명) 출점 제한으로 과밀 상권 진입을 막고 있다. 정기 위생 점검, 노무 교육, 가맹점 클린데이 등을 통해 운영 효율성도 강화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수익 보장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자사앱 회원 수를 650만명까지 늘려 점주들의 플랫폼 수수료 부담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SPC도 안정적인 폐점률을 바탕으로 상생 사례로 거론된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는 2022년부터 0%대 폐점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도 0.76%에 그쳤다. 파리바게뜨 역시 최근 5년간 폐점률이 1~2%대를 유지 중이다.
SPC는 본사-가맹점 간 소통 구조에 공을 들여왔다. 가맹점주협의회와 정기 회의, 자율분쟁조정 시스템인 ‘상생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2020년 공정거래조정원의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았다. 장학금 및 제조기사 지원 등 실질적 지원책도 병행해, 파리바게뜨는 가맹 분야 최초로 4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기록했다.
반면 더본코리아는 빠른 확장 전략의 그늘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금까지 약 50개 브랜드를 론칭했으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현재 약 3200개의 국내외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브랜드별 폐점률 편차도 크다. 작년 기준 빽다방, 롤링파스타, 역전우동0420은 폐점률이 1~3%대로 안정적이었지만, 연돈볼카츠 31.9%, 미정국수0410 29.6%, 한신포차 21.6%, 새마을식당 16.5% 등은 업계 평균(6~8%)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높은 폐점률은 빠른 외형 확장에 집중하면서 상권 보호나 수익성 검토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맹점 관리가 소홀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백종원 대표는 과거 자사 유튜브 콘텐츠에서 “이건 우리가 만든 짬뽕이 아니다”라며 가맹점이 레시피를 따르지 않는 사례를 지적한 바 있다. 현장 중심의 매장 관리가 부족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이어진 백종원 대표 관련 오너리스크는 가맹점 피해로 번지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원재료·위생 논란, 임원 갑질 등이 겹치며 매출이 급감해 수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오너리스크 배상 책임’ 조항을 근거로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더본코리아는 브랜드 신뢰 회복과 가맹점 지원 강화를 위한 대응에 나선 상태다. 전 브랜드 로열티를 전면 면제하고 본사 부담 통합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며, 소비자 유입을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도 기획 중이다. 빽다방은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멤버십 회원에게 오후 3시 5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가맹점과의 상생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