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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심리, 트럼프 대통령 관세 여파에 ‘역대 최저 수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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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심리, 트럼프 대통령 관세 여파에 ‘역대 최저 수준’ 추락



지난 2월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손님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월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손님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올해 들어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5월에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CNN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시간대학 소비자조사연구센터는 5월 예비 소비자심리지수가 50.8로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지난달의 52.2보다 2.7% 하락한 수치로 2022년 6월(50.0)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 지표는 1952년부터 미국인의 경제에 대한 체감 상황을 추적해 온 자료로 수십 차례 경기침체와 전쟁, 인플레이션, 금융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을 겪은 시기와 비교할 수 있다.

조앤 수 미시간대 소비자조사연구센터장은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은 관세 정책이 가져올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조사 응답자의 75%가 자발적으로 관세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는 4월의 60%보다 크게 오른 수치”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초부터 대중국 및 기타 국가를 대상으로 잇달아 고율의 수입관세를 부과하면서 소비자들의 물가 상승 우려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예상 인플레이션율은 4월 6.5%에서 7.3%로 뛰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현황지수’는 57.6으로 떨어졌으며 소비자들의 미래 전망을 반영하는 ‘기대지수’는 47.3으로 5개월 연속 하락해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엘리자베스 렌터 너드월렛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N과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은 당연히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무역 협상의 진전 못지않게 정부가 관세 정책의 방향성과 효과에 대해 국민에게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3일까지 진행됐으며 그 직전인 12일에는 미국과 중국이 수입관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합의하는 깜짝 발표가 있었다. 이 조치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145%에서 30%로 90일간 한시 인하된다.

이에 대해 조앤 수 소장은 “조사 막판 일부 응답자 사이에서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도 있었지만 전체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경기 둔화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 소장은 “응답자 중 증가하는 비율이 이미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그간 보여온 회복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