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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17개월 논란 끝 US스틸 매각 '승인'…일본제철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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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17개월 논란 끝 US스틸 매각 '승인'…일본제철 '안도의 한숨'

美 철강 산업 부활 '명분', CFIUS 재검토 후 '파트너십' 형태로 최종 승인
6월 인수 마감 앞두고 '극적 타결'…'안보 우려' 넘은 경제적 실리 판단 작용한 듯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제안에 대한 비판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격렬해졌다. 이 거래에 대한 CFIUS의 두 번째 검토 결론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무용담의 또 다른 중요한 장을 열었다. 사진= 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제안에 대한 비판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격렬해졌다. 이 거래에 대한 CFIUS의 두 번째 검토 결론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무용담의 또 다른 중요한 장을 열었다. 사진= AP/뉴시스
17개월간 이어진 일본제철(닛폰제철)의 US스틸 인수 드라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승인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149억 달러 규모의 이 거대 인수합병(M&A)은 그동안 "국가 안보 우려"와 미국 내 복잡한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며 난항을 겪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번 승인은 미국 철강 산업 부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함께, 국가 안보 우려보다는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한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고 25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자기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 계약을 양사 간의 '파트너십'으로 규정하며, "최소 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경제에 140억 달러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재검토 결과, 이번 거래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어 '파트너십'의 구체적인 구조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일본제철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환영하며 "우리의 파트너십을 승인하는 그의 대담한 행동"에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 30일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때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지 주목된다.

이번 결정은 재무부 장관이 이끄는 CFIUS의 두 번째 검토를 기반으로 한다. 앞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이번 거래를 중단시킨 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CFIUS에 재검토를 명령한 바 있다. 6월 중순으로 예정된 인수 계약 마감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속한 발표는 양사에 안도감을 주었다. 만약 인수가 무산될 경우, 일본제철은 막대한 규모의 역해지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당초 이 거래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최대 철강 생산업체 중 하나를 외국의 통제 하에 두게 하고 국가 안보와 중요한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이 M&A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며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고, 미국 철강노동자조합(USW) 역시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과거에는 US스틸 매각에 비판적이었으나, 취임 이후 입장이 다소 누그러졌다. 지난 2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회담 후에는 일본제철이 US스틸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일"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인수가 아닌 '투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다소 모순적인 발언을 이어왔으나, 결국 CFIUS 재검토를 통해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는 이 거래를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의 철강 수요 증가 전망과 달리 일본 시장은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 진출은 일본제철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25% 철강 관세로 인해 미국으로의 직접 수출이 어려워진 점도 인수 추진의 배경이 되었다. US스틸은 최근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국내 철강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를 통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예상하고 있으며, 투자 약속 금액을 140억 달러로 대폭 늘리는 등 거래 성사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는 부분적으로 중국의 철강 과잉 생산으로부터 자국 시장을 보호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의 막대한 철강 생산량은 아시아 시장의 가격 하락을 유발하며 일본제철과 같은 기업에 타격을 주었다. 반면 미국 시장은 지리적 이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중국산 철강의 영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US스틸 매각 승인은 17개월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일본제철의 미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를 켠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 안보 우려와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한 이번 결정은 향후 미일 경제 관계 및 글로벌 철강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