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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2 안 죽었다”던 머스크, 사실은 지난해 이미 폐기…테슬라 임원들 “투자자 기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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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2 안 죽었다”던 머스크, 사실은 지난해 이미 폐기…테슬라 임원들 “투자자 기만” 우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만5000달러(약 3430만원) 수준의 보급형 전기차 개발 계획을 지난해 사실상 폐기했음에도 이를 부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머스크 CEO가 지난해 4월 자사의 신형 저가 전기차 ‘모델2’ 프로젝트를 종료했지만 같은 달 5일 ‘로이터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글을 SNS에 올리며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해당 보도로 한때 6% 가까이 하락했으나 머스크의 글 이후 낙폭을 줄이며 결국 3.6%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 모델2는 테슬라가 공식 발표한 모델명은 아니며 업계와 투자자들이 현재 가장 저렴한 모델3보다 아래 등급의 신형 보급형 차량을 편의상 부르던 명칭이다.

이 차량은 2만5000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출시돼 대중 전기차 시장을 개척할 전략 차종으로 기대를 모았으며 머스크도 지난 2020년 ‘배터리 데이’ 행사 등에서 예고한 바 있다. 특히 모델2는 기존 차량과 달리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기반에서 생산될 예정이었고 머스크는 혁신적인 제조공정을 통해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이 차량의 개발을 중단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 방침은 이미 내부 문서와 사내 공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전달된 상태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머스크의 발언에 당혹감을 느낀 일부 고위 임원들은 그가 생각을 바꾼 것인지 직접 문의했으나 머스크는 “계획은 여전히 종료된 상태”라고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임원들은 머스크의 부인이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후 테슬라는 주주들에게 보낸 투자자 업데이트 문서를 통해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해 보다 저렴한 신차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차량이 아닌 모델3와 모델Y의 축소·간소화 버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라스 모라비 테슬라 엔지니어링 책임자는 “새 저가 모델은 우리가 이미 생산하고 있는 차량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것”이라며 “핵심은 가격이며 누구나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임원들은 이같은 내부 사정을 협력업체와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난감해했으며 머스크의 발언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재를 유발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2018년 “테슬라를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SNS 글로 SEC와 4000만 달러(약 549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내고 법적 분쟁을 끝낸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