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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애경산업 인수전 참전…K-뷰티 판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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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애경산업 인수전 참전…K-뷰티 판 흔드나

적격 예비인수 후보 4개사 확정
태광산업 사업구조 재편 ‘사활’
올해와 내년 1조5000억원 투입
유통 채널과 시너지 효과 기대
이달 말 임시주총서 정관 개정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최근 태광그룹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 등 4곳을 숏리스트로 선정해 통보했다. 애경산업 사옥. 사진=애경산업이미지 확대보기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최근 태광그룹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 등 4곳을 숏리스트로 선정해 통보했다. 애경산업 사옥.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 인수전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태광산업이 정관 변경과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사업 투자 계획까지 내놓으며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적극적인 투자자의 등장에 향후 시장 지형이 요동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최근 태광그룹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 등 4곳을 숏리스트로 선정해 통보했다.

애경산업은 △‘AGE20’S 등 6개의 뷰티 브랜드 △케라시스, 바세린, 2080 치약, 랩신 등 20개의 퍼스널 케어 브랜드 △리큐, 순샘, 홈백신 등 13개의 홈케어 브랜드를 보유한 생활 뷰티 기업이다.
태광그룹은 산하에 있는 티투프라이빗에쿼티가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공동 운용사를 결성해 재무적투자자로 나서고, 태광그룹 계열사가 뒤에서 전략적투자자로 힘을 보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산업은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과 섬유 부문의 업황이 극도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를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인’ 수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는 1조5000억원가량을 투입하는 투자 로드맵을 설정했다.

자금의 상당 부분은 신규 진입을 모색하는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개발 관련 기업의 인수에 사용된다. 이미 자회사를 설립해 뷰티 관련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추진 중이다. 관심 업종의 신규 법인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이 같은 신사업 진출에 맞춰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을 개정해 사업 목적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새로 추가될 사업목적에는 화장품 제조 및 매매가 포함된다.

적극적인 태광산업은 시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일PwC경영연구원의 K-뷰티 산업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2027년 7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K-뷰티는 지난해 사상 처음 수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수 후 태광의 전략적 투자가 더해지면, 애경산업의 해외 시장 공략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은 일본, 미국, 동남아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었다.

또한, 애경산업이 태광그룹 품에 안길 경우, 유통 채널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태광의 T커머스 채널사업 티알엔은 쇼핑 서비스 사업을 담당한다. 쇼핑엔티에서는 TV홈쇼핑과 모바일 쇼핑도 진행 중이다.

이런 유통망 확대는 애경산업의 시장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더 많은 소비자에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K-뷰티 시장은 에이피알 등 신흥 강자와 인디 브랜드의 약진으로 기존 ‘빅2’ 체제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중견·신생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최근 K-뷰티가 미국 등 서구권에서 반응이 좋은 만큼, 새로운 주인은 해외 판로 확대와 매출 증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애경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