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인도 평시 징집 기간 동안 러시아군에 복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는 병력 손실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외국인 징병을 제도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로뉴스는 푸틴 대통령이 8일(이하 현지시각) 외국인의 군 복무를 국가비상사태나 계엄령 상황이 아닌 동원령 시기에도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새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9일 보도했다. 이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여름 공세를 강화한 러시아가 추가 동원령 없이 병력을 충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 동원령 유지 속 외국인 군 복무 전면 허용
이번 조치는 이같은 부분 동원령 체계 하에서 징집 회피 여론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병력 보강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 외에도 해외 정보기관(SVR)과 연방보안국(FSB), 기타 국가 안보 관련 부처들도 일정 연령 이상의 외국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올해 봄에만도 14년 만에 최대 규모인 16만명을 징집한 바 있다.
◇ 남아시아·동남아 출신 외국인 1500여명 이미 참전
영국 국방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정보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2023년 4월부터 2024년 5월 사이에 1500명 이상의 외국인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771명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출신이었으며 옛 소련 연방국가 출신이 523명, 아프리카 출신이 72명이었다.
보고서는 외국인들이 러시아군 입대를 결정한 주요 요인으로 높은 계약 보너스와 러시아 시민권 취득 가능성을 꼽았다. 영국 국방부는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모집이 집중되는 것은 보너스가 더 많고 국제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향후에도 러시아는 외국인 병력 확보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사상자 100만명 넘겨…“외국인 병력으로 정규군 보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전면 침공을 개시한 이후 전사자와 부상자를 합쳐 총 102만8610명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사상자는 약 1000명 수준이다.
영국 국방부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가 외국인 병력을 추가로 모집하더라도 전체 전력 구성에는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우며 정규군 보완 수단으로서 제한적인 역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