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억 규모 몬테네그로 최대 민관협력사업…독일·프랑스 등 제치고 쾌거
서부 발칸 첫 교두보…'K-스마트공항' 이식해 발칸의 허브로 키운다
서부 발칸 첫 교두보…'K-스마트공항' 이식해 발칸의 허브로 키운다

21일(현지 시각) 센트럴 유러피언 타임스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정부는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컨소시엄과 포드고리차와 티바트 두 공항에 대한 30년 장기 운영권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의 사업 규모는 운영 기간 동안 총 5억 유로(약 7500억 원)에 이른다. 컨소시엄은 몬테네그로 정부에 선급금 1억 유로를 지급하고, 앞으로 공항 시설 개선 등에 총 2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 해마다 실적에 따라 로열티를 따로 지급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몬테네그로의 필리프 라둘로비치 교통부 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동반 관계(파트너십)를 통해 몬테네그로의 공항들이 현대적이고 효율적으로 미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입찰 과정은 국가 발전 목표에 맞게 엄격히 진행했다"고 밝혔다.
◇ 독일·프랑스 제치고 'K-공항' 저력 입증
이번 입찰은 2023년 12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자문을 받아 시작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 컨소시엄은 독일·프랑스·튀르키예의 이름난 공항 운영사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사업권을 따냈다. 컨소시엄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비롯해 GS건설·LX판토스·한국공항공사가 참여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공항 운영사로서 자리를 굳히고 해외 진출을 빠르게 넓혀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공사 쪽은 'K-스마트 공항'의 힘을 보여준 지능형(스마트) 항공 시스템, 친환경 기술, 통합 안전 모델 등을 몬테네그로의 두 공항에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몬테네그로 민간항공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두 공항의 한 해 이용객은 250만 명을 넘어섰다. 컨소시엄은 운영을 맡은 뒤 10년 안에 공항 수용 능력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유럽 내 '공항 민영화' 반발 속 거둔 성공
이번 사업은 몬테네그로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유럽연합(EU) 기준에 맞는 기반 시설을 만들려는 목표로 추진했다. 한편, 이번 사업 성공은 최근 중동부 유럽(CEE)에서 공항 사업권 계약이 정치적 반발에 부닥치는 흐름 속에서 이뤄져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노조 반대로 류블랴나 공항 사업권 계획을 거둬들였고, 불가리아에서는 법원이 소피아 공항 사업권 계약을 무효로 했다.
업계에서는 유럽연합 후보국들이 지정학적 중립과 상업적 성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만큼 다른 서부 발칸 국가들이 이번 몬테네그로의 성공 사례를 중요한 시험대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