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제조하기를 바란다”며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해 관세 정책을 강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이날 CN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다음 주쯤 반도체와 칩에 관한 발표를 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분야는 별도의 카테고리이며 우리는 그것들이 미국에서 생산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 대만산 최첨단 반도체 겨냥…TSMC 공급망 흔드나
이번 발표 예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주요 교역국의 제품에 대해 연이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는 지난달 2일 ‘해방의 날 관세’를 선언하며 일부 국가의 수입품에 최대 32%의 관세를 위협했고, 그중 대만산 반도체 제품에 대해서는 이번 주부터 20%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상황이다.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대부분은 대만 TSMC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TSMC는 애플·엔비디아·퀄컴·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핵심 공급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이 같은 미국 기술 산업의 핵심 공급망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AI·자동차·국방까지…“반도체는 미국 산업의 심장”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관세를 좋아한다”면서 “지금 내가 받은 여론조사 지지율은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CNBC 인터뷰에서 의약품 수입품에 대해서도 최고 2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 역시 재확인했다.
반도체는 인공지능·자동차·군수·통신 등 모든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미국 역시 반도체 자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대규모 보조금 정책과 생산 유치 노력을 이어왔다. 이번 관세 부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흐름에 한층 더 강한 압박 수단을 덧붙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바이든 행정부 때와 달라진 접근법…‘관세 카드’ 다시 꺼내든 트럼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국내 생산을 장려하면서도 동맹과의 공급망 협력에 중점을 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이후 관세 중심의 보호무역 전략으로 빠르게 선회하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최근 스위스·인도·대만 등 주요 무역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미국 우선’ 기조를 전방위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 반도체 관세 계획 역시 공급망 재편과 국내 생산 확대를 동시에 유도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