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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中 견제 위해 미얀마 반군과 '희토류 거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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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中 견제 위해 미얀마 반군과 '희토류 거래' 추진

'카친 독립군'으로부터 샘플 확보 노력…"희토류 자석 가공 가능성 타진"
뉴델리 "비국가 행위자와 이례적 관여"…中, 미얀마 희토류 공급 '압력' 심화
테르븀(Tb) 샘플이 2025년 6월 23일 프랑스 파리의 물리학 및 재료 연구 연구소(LPEM)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르븀(Tb) 샘플이 2025년 6월 23일 프랑스 파리의 물리학 및 재료 연구 연구소(LPEM)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가 중국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 전략적 자원인 희토류의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미얀마의 강력한 반군 단체인 카친 독립군(KIA)과 거래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희토류를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핵심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지정학적 압박을 극복하고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광산부는 국영 기업 IREL과 민간 기업 미드웨스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Midwest Advanced Materials)에 KIA가 통제하는 미얀마 북동부 광산에서 희토류 샘플을 수집하고 운송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청했다.

인도는 이 샘플들을 국내 실험실에서 테스트하여, 전기차 및 첨단 장비에 사용되는 자석으로 가공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중희토류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인도의 이번 요청은 뉴델리가 비국가 행위자(non-state actor)와 관여한 드문 사례를 의미한다. KIA는 인도의 분석을 위해 샘플 수집을 시작했으며, 인도로의 대량 수출이 가능한지 평가하기로 합의했다고 반군 단체 관계자가 밝혔다.

미얀마의 치프웨-팡와(Chipwi-Pangwa) 광산 지대는 중희토류의 주요 매장지이며, KIA는 지난해 이 지역을 정부군 동맹세력으로부터 장악했다. 중국은 중희토류를 공급받기 위해 KIA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KIA가 인도와 협력할 가능성에 대해 "중국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미얀마 북부의 모든 관련 당사자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한 중국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 정부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미얀마 군부 수장과 희토류 채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는 등, 군부와의 관계도 모색하고 있다.

인도는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이를 산업 규모로 가공할 기술과 시설이 부족하다. IREL은 희토류 자석의 상업적 생산을 시작하기 위해 일본 및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벨기에의 희토류 전문가 나빌 만체리(Nabeel Mancheri)는 "이론적으로 인도가 이러한 재료를 얻으면 분리하여 유용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서도, "국제 시장에 맞는 의미 있는 양을 생산하기 위해 이를 확장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량의 희토류 광물을 외딴 산악 지역을 통해 인도로 운송하는 물류 문제도 난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상황은 미·중 무역 갈등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인도가 중국의 희토류 독점에 맞서기 위해 다양한 외교적, 상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