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경매가 분수령…네트워크 장비·서비스 동시 공략
현지 생산·유통망 확대 가속…‘권역 톱5 시장’ 진입 목표
현지 생산·유통망 확대 가속…‘권역 톱5 시장’ 진입 목표

세계적인 기술 기업 삼성전자가 튀르키예를 핵심 생산 기지이자 주요 판매 시장으로 삼아 신규 투자를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고 튀르키예의 유력 일간지 휘리예트 데일리 뉴스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1년 현지에 휴대폰 공장을 설립하며 생산 거점을 마련한 데 이어, 5G 인프라 구축과 유통망 확대를 통해 앞으로 중동·북아프리카와 유럽을 연결하는 전략 허브로 튀르키예의 위상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참석한 삼성전자의 조 제프(Jeff Jo) 튀르키예 법인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튀르키예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튀르키예는 투자에 있어 항상 우리를 흥분시키는 곳"이라며 "잠재력이 큰 나라이며, 우리는 기회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 법인장은 구체적인 투자 단행 시점을 두고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투자 결정은 항상 우리 테이블 위에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신중론의 배경에는 최근 튀르키예의 높은 환율 변동성과 인플레이션 등 거시 경제 지표의 불안정성이 자리한다. 삼성전자가 투자 위험을 신중하게 관리하면서도 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대목이다.
5G 경매가 투자 분수령…'기회 선점' 자신감
그는 "경매 과정과 그 이후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곳에 5G가 구축되면 제품과 서비스 양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튀르키예 현지 언론과 산업계는 삼성의 이러한 움직임을 단순 판매 시장 공략을 넘어, 튀르키예를 제조와 연구개발(R&D)의 중심 거점으로 삼으려는 신호로 해석하며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 역시 반도체와 가전 분야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어, 삼성의 추가 투자가 성사된다면 대규모 고용 창출과 수출 증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지 생산·유통망 강화…'시장 지배력' 확대 총력
삼성전자는 이미 튀르키예 시장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 81개 주 전역에서 310개의 소매점과 200개의 서비스 센터를 운영 중이며, 앞으로 3년 안에 딜러망을 450개 매장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했다.
현재 튀르키예는 삼성이 속한 권역(중동·북아프리카·동유럽 등 55개국) 중 10대 핵심 시장에 포함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조 법인장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위 5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혀, 튀르키예 시장에 대한 강한 성장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모바일 기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전·백색가전 부문에서는 현재 11~12% 수준의 매출 점유율을 확보, 현지 강자인 베스텔(Vestel), 아르첼릭(Arçelik)은 물론 국내 경쟁사인 LG전자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신규 투자 계획은 5G 네트워크 인프라 진출, 유통망과 서비스 확장, 기존 제조·가전 사업 강화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튀르키예를 전략 허브로 육성하려는 장기 비전의 일환이다. 경제적 불확실성이라는 변수 속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규모와 방식의 투자를 최종 결정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