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88.491루피 기록…외국인 투자자 이탈·성장 전망 위협
"무역 협상 해결 없으면 90루피까지 하락 가능"…RBI, 안정화 노력 지속
"무역 협상 해결 없으면 90루피까지 하락 가능"…RBI, 안정화 노력 지속

인도의 성장 전망이 위협받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루피화는 지난 9월 11일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인 88.491루피를 기록했다고 1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유럽 관리들에게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미국은 인도에 대한 무역 압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인도는 현재 미국의 50% 관세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관세율이다.
루피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의 징벌적 관세가 성장에 타격을 입히고 포트폴리오 유출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루피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가까운 친구이자 자연스러운 파트너"라고 언급하면서도, 동시에 인도에 대한 관세 위협을 지속하며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경제학자들과 트레이더들은 인도중앙은행(RBI)이 루피화를 현재 수준으로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국의 50% 관세에 대한 해결책이 없을 경우 루피화가 12월부터 2월까지 달러당 89루피, 내년에는 90루피까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RBI는 루피화의 변동성을 통제하기 위해 상당한 달러 보유고를 활용하고 있으며, 인도의 낮은 인플레이션과 유가 안정도 RBI의 통화 정책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RBI가 루피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많은 준비금을 소진할 가능성은 낮다. HDFC 은행의 삭시 굽타(Sakshi Gupt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RBI의 목표가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루피화가 단기적으로 87루피 아래로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루피화 약세가 인도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 섬유, 의류, 해산물 등 노동 집약적 부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NZ 은행의 디라지 님(Dhiraj Nim) 이코노미스트는 "약간의 평가절하가 허용되지 않으면 수요를 잃고 수입이 큰 타격을 입을 섬유 노동자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