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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LG전자 인도법인 IPO에 아부다비·싱가포르 국부펀드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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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LG전자 인도법인 IPO에 아부다비·싱가포르 국부펀드 가세

앵커 투자에 블랙록 등 큰손 몰려…공모가 최상단 1,140루피
기업가치 87억 달러…10월 인도 증시 최대어로 부상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공개(IPO)에 아부다비,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 세계 큰손들이 몰리며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공모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87억 달러로, 10월 인도 증시 최대어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공개(IPO)에 아부다비,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 세계 큰손들이 몰리며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공모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87억 달러로, 10월 인도 증시 최대어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공개(IPO)가 순항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각) 일반 청약에 앞서 진행된 앵커 투자자(핵심 투자자) 모집에 아부다비, 노르웨이, 싱가포르 등 주요 국부펀드와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몰리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LG전자 인도법인 IPO 주관사단은 공모 희망가(1080~1140루피) 최상단인 주당 1140루피에 3050만 주를 앵커 투자자들에게 배정했다고 인도 증권거래소를 통해 공시했다. 이번 배정으로 조달한 자금은 총 347억 루피(약 5520억 원)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 없이 LG전자 본사가 가진 구주 100%를 매각하는 방식(Offer for Sale, OFS)이며, 총 공모 주식 수는 약 1억 180만 주에 이른다.

이번 앵커 투자에는 아부다비 투자청(ADIA), 노르웨이은행 투자관리청(NBIM), 싱가포르 투자청(GIC) 등 세계 굴지의 국부펀드들이 참여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등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기관뿐 아니라 인도 현지 기관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인도 최대 펀드 운용사인 SBI 뮤추얼 펀드를 비롯해 ICICI 프루덴셜 자산운용, 니폰라이프 인도 자산운용 등 주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해 이번 IPO를 향한 내수 시장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Make in India' 선도…강력한 현지 유통망 강점


LG전자 인도법인은 현지 가전과 소비자 전자제품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폭넓은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현재 노이다와 푸네에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며, 안드라프라데시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특히 제조 부품의 54%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하며 인도 정부의 'Make in India' 정책에 기여하고 있으며, 전국에 3만6000개가 넘는 판매와 서비스 접점을 구축해 강력한 유통망을 확보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상장은 지난해 12월 현지 증권 당국에 상장 서류를 제출한 이후 약 1년 만에 결실을 본다. 당초 2025년 5월 상장을 추진했으나, 세계 시장 변동성 확대와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탓에 상장 일정이 다소 늦춰졌지만, 앵커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IPO 완주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

공모가 상단 기준 산정된 기업가치는 약 7738억 루피(약 12조3111억 원), 미화로는 87억 달러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시장에서 기대했던 150억 달러(약 21조 원)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시장에서는 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위축과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이번 공모는 신주 모집을 통한 회사 성장 자금 조달이 아닌, 모회사의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목적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0월 인도 증시 활력 기대…대어급 IPO 성공 주목


이번 IPO는 인도의 중산층 확대와 가전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LG전자가 현지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 폭넓은 유통·서비스 네트워크, 현지 생산 기반은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꼽힌다. 업계는 LG전자 인도법인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인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10월 한 달간 인도 IPO 시장의 공모액은 50억 달러(약 7조 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일부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인도 증시가 다른 아시아 시장에 비해 다소 뒤처진 가운데, 이번 대어급 IPO가 성공하면 5조 달러(약 7057조 원) 규모의 인도 주식시장이 대규모 거래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시장에 심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은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시작하며, 배정일인 10월 10일을 거쳐 오는 10월 14일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와 봄베이증권거래소(BSE)에 동시 상장한다. 최소 청약 단위는 13주로, 약 14,820루피가 필요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