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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rm, 최신 'Armv9' 라이선스 문호 개방…엣지 AI 생태계 확장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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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rm, 최신 'Armv9' 라이선스 문호 개방…엣지 AI 생태계 확장 가속

'플렉서블 액세스' 프로그램 확대…라즈베리 파이·하일로 등 300여 기업 참여
퀄컴·애플 등 Armv9 채택 확산…"AI 추론, 클라우드에서 엣지로"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엣지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최신 'Armv9' 아키텍처를 '플렉서블 액세스' 프로그램에 포함하며 라이선스 문호를 개방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엣지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최신 'Armv9' 아키텍처를 '플렉서블 액세스' 프로그램에 포함하며 라이선스 문호를 개방했다. 사진=로이터
영국의 반도체 설계 자산(IP) 기업 Arm이 엣지 AI(Edge AI) 시장의 주도권 강화를 위해 '플렉서블 액세스(Flexible Access)' 프로그램의 문호를 최신 Armv9 아키텍처까지 전격 확대했다고 디지타임스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에 확대된 Armv9은 특히 초저전력과 고성능을 추구하는 엣지 AI에 가장 알맞은 플랫폼으로, AI 칩 개발에 도전하는 유망 스타트업들의 높은 라이선스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 Arm 기반의 엣지 AI 생태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플렉서블 액세스'는 참여 기업들이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초기 비용만으로 Arm의 핵심 칩 설계 도구와 관련 교육 리소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라이선싱 프로그램이다.

참여 기업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식 라이선스 계약 체결 전에 Arm 기술로 칩을 직접 설계하고 성능을 시험할 수 있어, 복잡한 AI 칩 개발 및 검증에 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Arm의 개방형 전략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300곳이 넘는 기업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총 400개의 칩 설계를 완료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주요 참여사로는 저렴한 싱글보드 컴퓨터로 유명한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를 비롯해, 이스라엘의 유망 엣지 AI 프로세서 스타트업 하일로(Hailo), 임베디드 머신러닝 SoC(시스템 온 칩) 전문 공급업체인 시마.ai(SiMa.ai) 등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로이터 통신은 Arm의 이번 조치가 AI 스타트업 및 기기 제조사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높은 라이선스 비용이라는 진입 장벽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기업이 Arm 기술을 채택하도록 유도하고, 스마트폰을 넘어 다양한 엣지 AI 기기 시장 전반에서 Arm의 기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초기 비용 제로'…AI 스타트업 300곳 참여


Arm의 최신 아키텍처인 Armv9는 이미 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Armv9 플랫폼의 주요 구성 요소로는 2025년 11월 제공 예정인 초저전력 Cortex-A320 CPU와 2026년 초 도입 예정인 Ethos-U85 NPU(신경망처리장치)가 꼽힌다. 또한 Armv9이 제공하는 핵심 보안 기능인 '포인터 인증(Pointer Authentication)', '분기 대상 식별(Branch Target Identification)', '메모리 태깅 확장(Memory Tagging Extension)' 등은 엣지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런타임 공격과 메모리 손상으로부터 기기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퀄컴은 새롭게 출시할 주력 PC 및 스마트폰용 칩에 Armv9 아키텍처를 전면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를 양사 간 관계가 개선되는 신호로 해석한다. 퀄컴의 강력한 경쟁사인 대만의 미디어텍 역시 Armv9 아키텍처 사용을 공식화했으며, 업계 최대 고객사인 애플 또한 최신 칩에 동일한 아키텍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과의 관계 개선도 주목된다. 최근 미국 델라웨어 법원은 Arm이 퀄컴을 상대로 제기했던 라이선스 침해 소송을 기각했다. 이 판결로 퀄컴은 Arm 명령어 세트를 계속 사용하며, 과거 인수한 '누비아(Nuvia)' 팀을 통해 자체 개발한 '오라이온(Oryon)' CPU 개발을 지속할 수 있다. 양사 간의 법적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Armv9를 중심으로 한 협력 관계가 다시금 공고해지고 있다.

퀄컴·애플도 합류…"AI 미래는 하이브리드 엣지"


Arm의 르네 하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엣지 AI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엣지 컴퓨팅은 에너지 소비를 줄여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AI 워크로드의 미래 추세"라고 단언했다.

이어 하스 최고경영자는 AI 모델 훈련(트레이닝)은 여전히 강력한 연산 능력을 갖춘 클라우드 기반으로 유지하겠지만, AI 추론 작업은 스마트폰이나 PC 같은 엣지 기기에서 직접 수행하는 방식이 보편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rm은 엣지 AI가 클라우드 중심에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화 중이며, 이처럼 추론 작업이 기기 자체에서 처리해야 지연 시간 감소, 개인 정보 보호 강화, 내구성 향상 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Arm의 이번 '플렉서블 액세스' 프로그램 확대는 급변하는 AI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엣지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