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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APEC서 관세·안보 동시 서명 유력…3500억달러 투자·관세 15% 인하 막판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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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APEC서 관세·안보 동시 서명 유력…3500억달러 투자·관세 15% 인하 막판 조율

김용범·김정관, 귀국 사흘 만에 워싱턴 재출국…합의문 문구·집행 방식 최종 점검
원화담보 달러조달·10년 분할투자·공동펀드 수익배분 명문화 쟁점…29일 경주 서명 관측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한미 관세 협상 추가 논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한미 관세 협상 추가 논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간 대규모 관세 패키지와 안보 협의가 타결 수순에 들어갔다. 양국은 오는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는 합의문을 준비 중이다.

22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다시 미국 워싱턴으로 향했다. 불과 사흘 전 귀국했던 두 사람이 연이어 출국한 것은 합의문 표현과 집행 절차를 확정하기 위한 막판 협상 때문이다. 김 실장은 출국 전 “대부분의 쟁점이 조율됐으나 한두 가지 핵심 항목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3500억 달러 투자 구조와 관세 인하 교환


핵심은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95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한국산 수입품 관세 인하(25%→15%)다. 지난 8월 잠정 합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투자’ 원칙이 강조되면서 세부 집행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원화 자산 담보의 달러 조달, 10년 분할투자, 한미 공동펀드의 투자처 기준과 수익 배분 명문화 등이 유력안으로 거론된다. 한국 측은 외환시장 안정 장치와 해석 차이 방지를 위한 조항을 합의문에 명시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우리는 일본, 한국, 유럽과의 협상에서 잘했다”며 관세 정책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회담을 기대한다”며 “관세가 없었다면 그런 합의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보 합의도 재가동…원자력·방위 협력 포함 가능성


관세 협상과 연계된 안보 합의도 다시 추진되고 있다. 양국은 지난 8월 백악관 회담에서 한국의 우라늄 농축 권한 확대와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한국의 국방비 증액 등 안보 패키지를 논의했으나, 관세 협상이 지연되며 발표가 미뤄졌다. 이번 협상에서 관세와 안보가 동시에 타결되면 3개월간 이어진 교착 상태가 해소되고, 양국의 경제·안보 연계 협력이 복원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APEC 회의에서 양국이 ‘투자–관세–안보’를 포괄하는 합의를 성사시킬 경우, 한미 관계가 단순한 통상 동맹을 넘어 전략적 동맹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미가 남은 쟁점을 정리하고 경주에서 서명까지 이어간다면, 3500억 달러 투자와 관세 인하, 안보 협력을 아우르는 ‘투 트랙 빅딜’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