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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노선 전쟁, LCC의 생존 시험대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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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노선 전쟁, LCC의 생존 시험대 오르다

티웨이·에어프레미아, 시애틀 노선 두고 '혈투'
"장거리선, 단거리 LCC모델로는 한계 뚜렷"
"LCC 시장, 장단거리 양극화 가능성 크다"
티웨이항공 에어버스 A330-300(왼쪽)·에어프레미아 보잉기. 사진=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이미지 확대보기
티웨이항공 에어버스 A330-300(왼쪽)·에어프레미아 보잉기. 사진=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진행되는 국제선 노선 이관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알짜 노선'을 두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북미 주요 노선 중 하나인 인천~시애틀 노선을 두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2파전을 벌이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독과점 해소 조치로 인천~시애틀, 인천~자카르타, 인천~호놀룰루, 인천~런던 등 총 10개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공항 이착륙 권리)을 대체 항공사에 이관하기로 했다. 이는 합병으로 특정 노선 점유율이 70%를 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 중 인천~시애틀 노선은 2024년 이용객 54만5000여 명으로 북미 노선 가운데 다섯 번째로 수요가 많다. 그러나 장거리 노선 운영에 필요한 대형 항공기 도입과 리스 비용·연료비·정비비·인력 운용 등 고정비가 커 단거리 중심의 LCC 구조에서 재무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장거리 LCC 사업모델은 단거리와 같은 비용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연구가 많다"며 "장거리 노선은 항공기 회전 시간이 길고, 기단 활용률이 낮아질 수 있다. 정시성·서비스 유지 비용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두 회사는 중·대형기를 활용해 장거리 시장 진입을 노리지만 대형기 리스료와 연료비 부담이 커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황 교수는 "단순 좌석판매만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수하물·좌석선택·기내부가상품·화물 운송 등 부가수익 확보가 중요하다"며 "화물칸을 적극 활용하거나 프리미엄 좌석을 일부 구성하는 '하이브리드' 전략도 고려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 교수는 "수요가 지속적이고 경쟁이 덜한 틈새노선을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서비스 수준을 일정 이상 갖춰야 '장거리' 충성고객을 만들 수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공정위는 10개 노선의 이전 절차를 개시했지만 이는 사전 조치 단계로 최종 운수권 배분은 확정되지 않았다. 대체 항공사로 선정된 업체는 늦어도 내년 2분기부터 운항을 시작할 전망이다.

황 교수는 "장거리 LCC 노선이 열린다면 단거리 LCC들과 장거리 LCC간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