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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中 CXMT, 화웨이와 'HBM 동맹'…2026년 양산 韓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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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中 CXMT, 화웨이와 'HBM 동맹'…2026년 양산 韓 맹추격

DDR5 수율 80% 돌파, 3000억 위안 IPO 임박…'반도체 굴기' 실탄 확보
美 HBM 규제 속 '최후 보루' 부상…2026년 세계 점유율 15% 목표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 창신메모리(CXMT)가 화웨이와 'HBM 동맹'을 맺고 2026년 본격 양산에 나선다. DDR5 수율 80% 돌파와 3000억 위안 규모의 IPO(기업공개)로 '실탄'을 확보한 CXMT는, 미국의 HBM 규제 속에서 '최후 보루'로 부상하며 2026년 세계 시장 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사진=CXMT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 창신메모리(CXMT)가 화웨이와 'HBM 동맹'을 맺고 2026년 본격 양산에 나선다. DDR5 수율 80% 돌파와 3000억 위안 규모의 IPO(기업공개)로 '실탄'을 확보한 CXMT는, 미국의 HBM 규제 속에서 '최후 보루'로 부상하며 2026년 세계 시장 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사진=CXMT
AI 시대를 맞아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글로벌 D램 제조사들의 패권을 가르는 최신 격전지로 부상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가 2026년 HBM4 양산을 목표로 기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창신메모리(CXMT)가 화웨이와 협력사들에 16나노미터(nm) 공정의 HBM3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XMT 역시 2026년을 대규모 양산 시점으로 잡고 있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AI 메모리 분야에서 격화될 전망이다.

업계 분석가들은 CXMT의 기술 수준이 여전히 글로벌 선두 기업들보다 3~4년 뒤처져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중국이 반도체 자립도를 높이고, 기존 글로벌 D램 강자들이 구축한 오랜 지배 구도에 균열을 가하려는 중대한 진일보로 풀이된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CXMT는 HBM3 샘플 출하를 개시했으나 수율과 비용 효율성은 아직 업계 최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CXMT의 수율이 삼성전자를 근소한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CXMT는 웨이퍼 생산량 확대를 위해 핵심 기술인 베이스 다이(base die) 기술을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허페이시 정부와 대만 파워칩(PSMC)이 공동 투자한 넥스칩 세미컨덕터 등이 포함된다. 이는 D램 생산 역량을 확장하기 위한 ‘라이선싱 + 아웃소싱’ 전략의 일환이다.
앞서 CXMT는 2024년 DDR5 D램 양산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2025년 초, 생산 과정에서 온도와 열 문제에 직면했으나 신속한 포토마스크 수정·보완 작업을 통해 같은 해 하반기 주목할 만한 수율 향상을 이뤄냈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CXMT의 DDR5 수율은 80%를 돌파해 현재 글로벌 선두 제조사들의 성능 기준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DDR5 양산 경험과 수율 개선 역량이 2026년 HBM3 본격 양산의 기술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굴기' 실탄 확보…2026년 1분기 IPO 추진


CXMT는 생산 확대와 기술 개발을 위한 실탄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7월 중국 규제 당국에 IPO(기업공개) 지도를 신청하며 상장 절차에 공식 돌입했다. 10월 초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CXMT의 서류를 '상장 지도 수리(counseling acceptance)' 단계로 갱신, 2026년 1분기 상장 목표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최초의 메모리 반도체 상장사가 될 CXMT는 AI 투자 열풍을 기회로 삼아 200억~400억 위안(약 28억~56억 1000만 달러)의 대규모 자금 조달을 계획 중이다. 조달된 자금은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강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분석가들은 CXMT의 HBM3 개발 성과를 두고 아직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으나, 중국산 HBM에 대한 미국의 규제 고삐가 조여지면서 CXMT 기술 돌파구의 전략상 무게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반도체투자기금(대기금)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CXMT는 글로벌 메모리 경쟁에서 '중국 메모리 자주권의 최후 보루'로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정책 기대까지 짊어지고 있다.

2026년 점유율 15% 목표…상하이 공장 연말 가동


CXMT는 2026년을 HBM3 양산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상하이에 신설 중인 후공정(백엔드) 패키징 공장을 2025년 말까지 가동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HBM3와 차세대 HBM3E 공정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인 HBM3E 개발은 2027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어, SK하이닉스 등 선두 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는 3~4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시장 예측에 따르면, CXMT의 D램 생산 능력은 허페이와 베이징 공장을 합쳐 2025년 동안 월 23만장에서 28만장 규모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2026년에는 월 29만~30만 장에 이르러,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5% 달성을 추진하며 6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CXMT는 2024년 3월 100억 위안(약 2조 원)의 자금 조달을 완료하며 1508억 위안(약 30조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고, 2024년 10월 초 D+ 라운드 투자 유치도 마무리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 칩 가격 상승, 중국 내 공급망 현지화 진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CXMT의 IPO 기업 가치가 최대 3000억 위안(약 6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예측한다. 중국 메모리 산업이 새로운 성장 이정표를 세우는 동시에, CXMT의 전방 패키징과 장비 협력사들에도 성장 추진력을 제공하며 중국 반도체 생태계의 수직 통합 모델 구축이 가속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HBM과 AI 칩 수출 통제 강화는 CXMT의 전략상 중요성을 급부상시킨 핵심 요인이다. 화웨이와의 협력은 HBM3 기술 내재화뿐 아니라,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AI 칩과 쿤펑(Kunpeng) 서버 CPU 등 차세대 AI 인프라에 국산 메모리 채택 비중을 높이려는 다양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CXM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글로벌 점유율에 도전하는 사실상 유일한 중국 D램 기업으로, 앞으로 HBM3E 128GB 스택 수준까지 기술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