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단기 처방으로 환율 안정 힘든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단기 처방으로 환율 안정 힘든 이유

코스피가 전 거래일(4073.24)보다 33.15포인트(0.81%) 상승한 4106.39에 장을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51.4원)보다 11.9원 오른 1463.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코스피가 전 거래일(4073.24)보다 33.15포인트(0.81%) 상승한 4106.39에 장을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51.4원)보다 11.9원 오른 1463.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경상수지가 지난 9월 134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9월 기준 최대이자 29개월 연속 흑자다. 2000년대 들어 두 번째 최장기간 흑자 기록이기도 하다.

올해 9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흑자도 827억7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기간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액은 998억5000만 달러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액 296억5000만 달러보다 3배 넘는 규모다. 여기에다 국내 기업의 직접투자 수지까지 합치면 808억9000만 달러 적자 상태다.

한마디로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직접투자와 증권투자를 통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국내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하는 추세다.
달러 수지가 2010년대까지만 해도 흑자였다가 현재 균형 혹은 적자로 돌아선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도 이런 달러 수급 상황과 무관치 않다.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단기 대책에 급급하기보다 장기적으로 경제와 금융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 대비 순 대외자산 비율은 균형 수준보다 높은 상태다.

순 대외자산은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보유한 자산에서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을 뺀 액수다.

여기에 향후 연간 200억 달러씩 예정된 정부의 대미 투자도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기업의 대미 투자가 확대되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폭도 줄어들 게 분명하다는 판단에서다.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과 미국 간 잠재성장률 차이도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2~2.3%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1.6~1.8%보다 월등히 높다.

게다가 미국은 일정한 잠재성장률인 데 비해 한국은 하락 추세란 점도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 환율은 국가 간 잠재성장률 차이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정책 불확실성 제거와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