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신용위험 2배 폭등, 시스코는 25년 만에 회복...BCA "2001년보다 심각한 침체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AI 인프라 투자 열풍이 19세기 철도, 20세기 초 전기화, 21세기 초 인터넷 붐과 같은 대규모 설비투자 사이클과 닮아 있다며, 막대한 부채 의존도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미스 세일즈 "위험 대비 수익률 부족"
월가에서 '채권계의 버핏'으로 불리는 루미스 세일즈의 댄 퍼스(92) 부회장은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수십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거래들이 지나치게 투기적"이라며 "위험이 너무 크고 미래 수익도 불확실한 데다 수익률만으로는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라클은 지난달 180억 달러(약 26조 1900억 원) 규모 공채와 380억 달러(약 55조 3000억 원) 규모 사채를 발행한 뒤 신용부도스와프(CDS) 비용이 9월 이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들 자금은 텍사스 프로젝트에 232억 5000만 달러(약 33조 8400억 원), 위스콘신 프로젝트에 147억 5000만 달러(약 21조 4600억 원)가 배정됐다.
매크로 인텔리전스 2 파트너스는 "개구리 몇 마리를 껴안는다고 해서 왕자 한두 명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채권의 경우 상승분은 쿠폰 수익으로 제한되지만, 하락분은 투자 전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설비투자 붐 패턴 반복 경고
BCA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과거 자본지출 붐 이후 경기 침체가 추세의 정점이자 전환점이었다고 분석했다. 핵심 요인 중 하나가 막대한 지출을 충당하기 위한 부채 의존도 증가였다는 것이다.
BCA는 투자자들이 '기술 도입의 S자형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초기 폭발적 성장 후 광범위한 도입 이전에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매출 예측이 기술 가격 하락 폭을 과소평가했다고 분석했다.
후기 단계에서는 신기술 관련 자산 가격이 자본지출 감소 전에 정점을 찍었다. 1800년대 철도 증권, 1920년대 공공 서비스업 주식과 채권, 2000년대 닷컴 주식의 가격이 지출보다 먼저 정점을 찍었다고 BCA는 밝혔다.
시스코 25년 만에 최고가 회복...교훈과 희망
닷컴 버블의 상징이었던 시스코 시스템즈가 지난주 마침내 2000년 최고가인 주당 78달러(약 11만 원)에 도달했다. 당시 배런스는 예상 이익의 130배에 불과한 기업 가치 평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주가는 2002년 10월 한 자릿수 바닥을 찍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시스코의 회복이 장기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주지만, 동시에 거품 붕괴 후 원금 회복까지 25년이 걸렸다는 교훈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금리 인하 불확실성 가중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의 잇따른 발언으로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9~10일 정책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인 3.75~4%에서 0.25%포인트 삭감될 확률은 지난달 90%가 넘었던 것에서 최근 45.8%로 낮아졌다.
JP모건 신용 전략가들은 투자 등급 회사채 차입 규모가 2026년에 사상 최대인 1조 8100억 달러(약 2634조 원)로 증가하여 2020년의 1조 7600억 달러(약 2561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기술 기업들의 차입 규모는 올해 현재까지 조달한 금액의 61%에 달하는 2520억 달러(약 366조 7800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credit)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믿다'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AI 붐에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지만, 과거 교훈은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경고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