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말 재점화된 AI 과열 논쟁…실리콘밸리 "닷컴 버블 연상"
'빅쇼트' 버리, 엔비디아 1.4조 공매도…中 "투기 아닌 인프라 자산"
'빅쇼트' 버리, 엔비디아 1.4조 공매도…中 "투기 아닌 인프라 자산"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열린 '퀸 엘리자베스 공학상' 시상식은 'AI 버블'에 대한 논의를 재점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 자리에 AI 분야를 이끄는 6명의 핵심 인물이 한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수상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리 페이페이 스탠퍼드대 교수(전 구글 클라우드 AI/ML 수석 과학자) △얀 르쿤 메타 수석 AI 과학자 △빌 달리 엔비디아 수석 과학자 겸 수석 부사장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명예교수(전 구글 부사장) 등이다. 이들의 논의는 AI 버블 논쟁의 중심축이 되었으며, 글로벌 AI 및 엔지니어링 발전에서 주목할 만한 순간으로 기록됐다.
젠슨 황 CEO는 AI의 궤적이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버블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에는 대부분의 광섬유 용량이 유휴 상태였지만,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100%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현재 국면을 수조 달러 규모의 지능 주도 산업이 시작되는 단계로 규정했다.
이들의 대화는 AI를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보는 시각과, 기술적 현실보다 자본이 앞서가고 있다고 경고하는 시각 간의 광범위한 분열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빅쇼트" 버리의 경고…"AI 이익, 감가상각 부풀리기"
시장의 낙관론과 달리, 금융계에서는 강력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몇몇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이 칩과 서버의 감가상각 주기를 인위적으로 연장해 AI 시대의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버리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 컴퓨팅 제공업체들의 하드웨어 수명 주기는 통상 2~3년이지만, 이들은 보고되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감가상각 기간을 6~8년으로 늘려 잡고 있다. 그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전 세계 기술 기업들이 최대 1760억 달러(약 256조 원)에 달하는 감가상각비를 과소 계상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오라클과 메타는 각각 약 27%, 21%씩 이익을 과대 보고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버리의 사이언 자산 관리는 9월 말 기준으로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해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이상의 풋옵션(주가 하락에 베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는 이러한 우려를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지만, 소프트뱅크가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매각해 58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를 현금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신중론은 더욱 커졌다. 분석가들은 버리의 지적이 AI 관련 기업들의 공격적인 회계 관행이 버블 위험을 은폐할 수 있다는 경고를 재조명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버블' 논란 속 中의 독자 행보…"투기 아닌 국가 자산"
글로벌 AI 시장의 변동성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지만, 중국은 이 순환 주기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중국의 AI 모멘텀은 투기가 아닌 국가 정책에 의해 주도된다. '동수서산(東數西算, 동쪽의 데이터를 서쪽에서 처리)'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중국은 컴퓨팅 센터, 스마트 제조, 국내 칩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만약 AI 버블이 형성된다 하더라도, 중국이 구축한 컴퓨팅 및 데이터 인프라는 장기적인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본다. 거품이 혁신을 생성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 AI 부문은 확장과 과열(froth)의 징후를 동시에 보이고 있다. 과도한 자본 유입은 분명 감독이 필요하지만, 기술, 데이터, 컴퓨팅의 통합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다.
닷컴 버블 시대와 달리, 중국은 이미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AI는 스마트 제조, 핀테크, 도시 시스템 전반에 걸쳐 내장되는 중이다.
AI 버블에 대한 논쟁은 본질적으로 자본의 속도와 기술 발전의 속도 간의 격차에 관한 것이다. 젠슨 황의 산업 전망, 마이클 버리의 금융 경고, 그리고 중국의 인프라 중심 접근법까지, 이야기는 여전히 전개 중이다.
중국 입장에서 버블 위험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투기적 순환은 모든 주요 기술 변화의 일부로 간주된다. 핵심 질문은 순환 주기가 끝났을 때 누가 진정한 가치를 보유하느냐이다. AI는 향후 몇 년간 중국의 산업 전략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계속 차지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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