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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 금융] 예금이탈·시장금리 상승에 자금조달비용 커져… 은행, 기업대출 실탄 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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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 금융] 예금이탈·시장금리 상승에 자금조달비용 커져… 은행, 기업대출 실탄 확보 비상

증시로 '머니무브'에 예금이탈 가속화
은행채 금리 급등에 채권시장 통한 조달도 난항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에서 한 고객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에서 한 고객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의 생산적 금융(508조 원) 확대 기조에 발맞춰 기업대출을 늘려야 하는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시 활황으로 예수금 이탈이 가속화되는 데다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지만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이 오르면 차주들이 부담하는 대출금리는 본격 상승세를 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이 은행채를 상환하다가 9월 이후 순발행 규모를 늘리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이날까지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 은행채 순상환 기조에서 순발행으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이다.

6월 말까지 은행채 순상환액은 1조4278억 원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은행채 발행이 크게 늘면서 7월부터 이날까지 누적 순발행액은 20조9327억 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채권 금리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이 커지면서 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실탄 마련이 어려워지고, 대출금리 또한 오르게 된다.

월별 순발행 규모는 7월 6조6798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6조 원대 순발행액을 기록한 뒤 8월 1조9003억 원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이후 9월에는 7조2297억 원, 10월에는 6조7236억 원이 순발행됐다.

9월 이후 은행권의 은행채 순발행 규모가 확대된 것은 증시 훈풍에 은행 요구불예금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새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약 22조 원 빠져나갔다. 이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활황으로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현재 투자심리를 감안할 때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은행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산정 지표인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연 3.399%까지 올랐다. 이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해 7월 4일(연 3.409%) 이후 최고치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