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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시, 27% 급등으로 미국 S&P500 두 배 넘어서...은행·방산·명품 투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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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시, 27% 급등으로 미국 S&P500 두 배 넘어서...은행·방산·명품 투자 기회

독일 5000억 유로 인프라 투자·ECB 자본규제 완화 본격화…LVMH·ASML·BBVA 등 12개 유망주 선정
유럽 주식시장이 30년 만에 최강 랠리를 기록하며 미국 증시 수익률의 2배를 넘어섰다. 금리 정상화와 독일의 대규모 재정지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가 결합되면서 유럽 증시의 구조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주식시장이 30년 만에 최강 랠리를 기록하며 미국 증시 수익률의 2배를 넘어섰다. 금리 정상화와 독일의 대규모 재정지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가 결합되면서 유럽 증시의 구조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지=GPT4o
유럽 주식시장이 30년 만에 최강 랠리를 기록하며 미국 증시 수익률의 2배를 넘어섰다. 금리 정상화와 독일의 대규모 재정지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가 결합되면서 유럽 증시의 구조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런스는 지난 20(현지시각) 유럽 전문 투자가들을 초청한 원탁회의에서 "MSCI 유럽지수가 올해 들어 달러 기준 27% 상승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12% 상승률을 2배 이상 앞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5년간 연평균 6.8%에 그쳤던 유럽 증시 수익률이 S&P 500의 절반에도 못 미치던 장기 부진을 끝내고 반등에 나선 것이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오스만 알리 국제주식인사이트펀드 매니저는 "유럽 시장은 금융주가 25%를 차지하고, 금융·헬스케어·산업재가 60%에 이른다""기술주가 35%인 미국 시장과 달리 금리 정상화로 수혜를 받는 섹터 비중이 높아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독일 재정 대전환…1조 유로 투자 나선다


유럽 경제의 엔진인 독일이 수십 년간 유지해온 재정 긴축 기조를 버리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당선인은 지난 3월 의회 승인을 받아 향후 12년간 5000억 유로(847조 원)의 인프라 펀드를 조성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1%를 초과하는 국방비는 부채제동장치(채무제한 규정)에서 면제하기로 했다.

글로벌데이터TS롬바드의 다비데 오네글리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정부의 물리적·친환경 인프라 투자만 향후 12년간 GDP1%를 약간 넘는 규모"라며 "마셜플랜이 연간 GDP 1%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이고, 여기에 GDP3%에 달하는 국방비가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의회는 지난 3513 207 표차로 헌법상 부채제동장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CNN 비즈니스는 "독일이 수십 년간 긴축 재정으로 유럽의 모범을 보이던 나라에서 1조 유로(1695조 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은행주 부활…자본규제 완화로 1000억 유로 신용 공급


금융섹터가 유럽 증시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제이너스헨더슨의 줄리안 맥매너스 글로벌셀렉트펀드 매니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에 자기자본비율 15% 유지와 수익의 10%를 매년 적립하도록 강제했는데, 이제 자본 요건을 1%포인트 낮출 때마다 1000억 유로(169조 원)의 신용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손버그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매트 버뎃 국제주식펀드 매니저는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주 수익을 압박했지만 이제 정상 금리 환경에서 예금과 대출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스페인 BBVA은행과 오스트리아 에르스테그룹은행이 한 자릿수 주가수익비율(PER)에 장부가 바로 위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전엔 자기자본이익률(ROE) 15~20%에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로 평가받았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BNP파리바은행도 주목받고 있다. 버뎃 매니저는 "최근 수단 관련 소송 리스크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유럽의 자립 추진 과정에서 자본시장 심화가 필수적이고 BNP파리바가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LVMH 반등·ASML 독보적…럭셔리·반도체 주목


중국 경기 회복 조짐과 함께 유럽 명품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명품기업 LVMH는 지난 3분기 매출이 1% 증가하며 올해 처음으로 성장세를 회복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11"LVMH가 다음 달 베이징에 루이뷔통, 디올, 티파니, 로로피아나 매장을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맥매너스 매니저는 "중국 명품 판매가 연초보다 감소폭이 크게 줄었고, 이는 LVMH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1021LVMH 최고재무책임자(CFO) 세실 카바니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현지 수요가 중간에서 높은 한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는 네덜란드 ASML홀딩이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맥매너스 매니저는 "리소그래피는 ASML만이 할 수 있는 기술이고, 중국도 첨단 리소그래피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2027년 주당순이익(EPS) 34유로 기준 PER 30배를 적용하면 주가 1020유로(172만 원)로 현재보다 15% 상승 여력이 있고, 이후 10년간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유틸리티 수혜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유럽 유틸리티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버뎃 매니저는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에 연간 5500~6000억 달러(809~883조 원)를 지출하는데, 맥킨지는 향후 5년간 AI와 비()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추가 전력이 126기가와트(GW)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프랑스 전력공사(EDF)의 원자로 56기가 생산하는 62GW의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버뎃 매니저는 "이탈리아 에넬이 PER 13배 미만에 거래되는 반면 미국 유틸리티는 22"라며 "에넬은 자사주 매입을 하는데 미국 유틸리티 대부분은 증자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비교했다.

알리 매니저는 "유럽의 주주환원율이 5%로 다른 시장보다 훨씬 높고, 향후 10년간 데이터센터 계약에서 나오는 전력 수요가 현재 유럽연합(EU) 전체 전력 수요와 맞먹는다"고 강조했다.

서학개미 유럽 투자 확대로 미국 편중 분산 필요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5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12140억 달러(1787조 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국 투자 비중이 60%를 넘지만, 유럽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럽 증시가 30년 만에 최고 랠리를 보이는데도 서학개미의 90% 이상이 미국 시장에 쏠려 있다""독일의 대규모 재정 투자와 ECB의 자본규제 완화를 감안하면 유럽 시장 비중 확대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주식의 온라인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