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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日 전투기에 ‘레이더 조준’ 도발… 호주선 美 미사일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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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日 전투기에 ‘레이더 조준’ 도발… 호주선 美 미사일 쏟아진다

미·중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넘어 실질적 ‘군사 충돌’ 위기로
호주, GMLRS·어뢰방어 체계 구축… 韓 방산 ‘현지화 전략’ 시급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호주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본토에서 유도무기 생산을 시작하며 ‘반중(反中) 미사일 전초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은 일본 전투기에 화기 관제 레이더를 조준하는 등 노골적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호주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본토에서 유도무기 생산을 시작하며 ‘반중(反中) 미사일 전초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은 일본 전투기에 화기 관제 레이더를 조준하는 등 노골적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제공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호주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본토에서 유도무기 생산을 시작하며 반중(反中) 미사일 전초기지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은 일본 전투기에 화기 관제 레이더를 조준하는 등 노골적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중 패권 경쟁이 단순한 공급망 재편을 넘어 실질적인 군사 충돌 위기로 치닫는 양상이다.

호주 국방부는 지난 6(현지시각) 남호주 포트 웨이크필드에 신설된 공장에서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 생산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생산은 미국 본토 밖에서 GMLRS를 제조하는 세계 두 번째 사례다. 이는 미국 주도의 방산 공급망이 호주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일본 방위성은 7"중국 랴오닝함에서 발진한 J-15 전투기가 일본 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를 향해 공격 직전 단계인 레이더 조준(Lock-on)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대신은 이를 "안전 운항을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규정하며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美 미사일, 호주서 만든다… 210억 달러 투입해 주권 방산구축


호주의 GMLRS 생산 개시는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선 전략적 행보다. 호주 정부는 오는 2025년 말까지 본격적인 양산 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호주 정부가 추진하는 최대 210억 호주 달러(한화 약 205700억 원) 규모 장거리 타격 전력 강화 사업의 핵심이다.

생산된 로켓은 고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M270 발사대에서 모두 운용할 수 있다. 이는 호주 육군의 화력 증강뿐만 아니라, 유사시 미군에 대한 탄약 보급 능력까지 확보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올해 호주에서 미사일 생산을 시작한 것은 우리 산업 역량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이는 미국과의 동맹 강인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호주가 필요로 하는 주권적 능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패트릭 메이슨 미 육군 국방수출협력 부차관보 역시 "이번 공장 가동은 미·호주 국방 협력의 변혁적 이정표이자 탄력적인 공급망 구축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중국 해군기(J-15)와 일본 자위대 공군기(F-15J) 성능 비교. 제작=글로벌이코노믹/제공=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해군기(J-15)와 일본 자위대 공군기(F-15J) 성능 비교. 제작=글로벌이코노믹/제공=제미나이3


동중국해의 격랑… 中 항모전단, 일본에 이빨드러내


호주가 후방에서 전력을 다지는 사이, 최전선인 동중국해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지난 6일 중국 J-15 전투기는 오키나와 남동쪽 국제 공역에서 두 차례(오후 432~35, 오후 637~78)에 걸쳐 일본 F-15 전투기에 레이더를 조준했다.
화기 관제 레이더 조준은 미사일 발사 버튼만 누르면 즉시 격추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통상적인 경계 비행을 넘어선 실질적인 적대 행위로 간주한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더욱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랴오닝함 항모전단이 오키나와 인근까지 진출해 작전 능력을 과시한 것은 미·일 동맹의 연결 고리를 끊고 대만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려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일환이다. 일본 정부가 "예측 불가능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중국 측에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한 것도 이러한 위기감 때문이다.

해저 위협도 차단… 호주, ·미와 손잡고 헌터급방어망 강화


하늘과 땅뿐만 아니라 바다 속 경쟁도 치열하다. BAE 시스템즈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6일 울트라 마리타임(Ultra Maritime)과 계약을 맺고 헌터급 호위함에 최신형 수상함 어뢰 방어(SSTD) 시스템을 탑재하기로 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SSTD 시스템은 적 어뢰의 음향 신호를 탐지한 뒤 기만체를 투하하거나 회피 기동을 지시해 함정의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앤디 콕설 BAE 시스템즈 이사는 "이번 계약은 호주 해군의 대잠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해상 항로와 해저 케이블 등 국가 중요 인프라를 보호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체제 하에서 수중 전력 강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나단 새들러 울트라 마리타임 부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호주 주권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AUKUS 파트너십 내에서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韓 방산, ‘수출넘어 현지 생산모델로 전환 시급


글로벌 방산 시장의 흐름이 완제품 수출에서 현지생산 및 공급망 통합으로 급변하고 있다. 호주가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GMLRS를 현지 생산하기로 한 결정은 한국 방위산업 기업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나 납기 준수를 넘어, 동맹국의 방산 자립(Sovereignty)’을 지원하는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질롱시에 자주포 생산 공장을 짓고, 레드백 장갑차의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인 것은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는 긍정적인 사례다. 그러나 미국과 호주가 미사일 분야에서 공급망을 일체화하는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다.

방위산업 관계자는 "미국과 호주는 AUKUS를 통해 미사일, 잠수함 등 전략 무기의 기술 이전과 공동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한국 기업들도 단순히 무기를 파는 단계를 넘어, 현지 기업과의 기술 제휴, 현지 생산 기지 구축 등을 통해 서방 진영의 핵심 공급망에 깊숙이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유도무기(LIG넥스원, 한화)와 함정 분야에서 AUKUS 공급망 진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