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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美 본토에 155mm 포탄공장 건설…1조4700억 투자로 200개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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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美 본토에 155mm 포탄공장 건설…1조4700억 투자로 200개 일자리 창출

우크라이나전 포탄 부족에 美 육군 '3중기저 추진제' 첫 국산공급
2026년 착공→2030년 양산…연 매출 7360억원·방산수출 교두보 마련
한화가 미국 본토에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를 투자해 155mm 곡사포용 모듈러 장약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한화가 미국 본토에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를 투자해 155mm 곡사포용 모듈러 장약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화가 미국 본토에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를 투자해 155mm 곡사포용 모듈러 장약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방위산업 전문매체 브레이킹 디펜스는 11일(현지시각) 한화 여수공장 이우진 공장장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한화가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에 추진제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것으로, 미국 국방산업계 전략 파트너로 자리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원료 생산부터 완제품까지 수직통합 생산


이우진 공장장은 "최첨단 생산라인을 미국에 구축해 미국 육군에 3중기저 추진제를 국내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장은 한화의 한국 내 기존 시설을 기반으로 설계되며, 완전 자동화된 생산라인을 특징으로 한다.

새 공장에서는 포탄 발사 추진력을 내는 핵심 원료인 니트로셀룰로스와 니트로글리세린을 만들고, 니트로구아니딘을 처리해 3중기저 추진제로 바꾸는 전 과정을 수행한다. 이렇게 만든 추진제는 불에 타서 없어지는 특수 케이스에 담겨 미국 육군 39구경 155mm 곡사포용 모듈식 포병 장약 시스템(MACS)과 육군이 자주포 현대화 프로그램에서 평가 중인 52구경 곡사포용 장약으로 조립된다.

한화디펜스USA는 이미 미국 기반 엔지니어 채용을 시작했으며, 내년 1월 환경 허가 신청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장부지는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전 장기화로 포탄 수요 폭증


이번 투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55mm 포탄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육군 조달 책임자 더글러스 부시는 지난해 미국의 155mm 포탄 월간 생산량이 2022년 초 9000발에서 2023928000발로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오는 2025년 여름까지 월 10만 발 생산 목표를 세웠으나, 우크라이나군만 월 45만 발(전 구경 포탄 합산)을 소비하고 있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은 현재 고등급 니트로셀룰로스를 프랑스, 체코, 한국,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육군은 추진제 부문이 월 10만 발 생산의 제약 요인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화의 미국 공장은 이런 공급망 취약점을 해소하고 미국산 원자재를 사용한 완전한 현지화 생산을 실현하게 된다.

베이스 블리드 포탄·로켓모터로 확장 가능


한화는 2026년 착공해 2030년 완전한 미국산 원자재를 사용한 모듈러 장약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공장이 완전 가동되면 연간 5억 달러(7360억 원) 매출과 200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수공장은 현재 연간 120만 모듈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8160만 모듈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는 충북 보은에 두 번째 시설도 건설 중으로, 2027년 비슷한 생산능력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공장은 향후 사정거리 연장용 베이스 블리드 포탄 시설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일자리는 300개로 늘어난다. 또 시장 수요에 따라 포병 로켓과 미사일용 로켓 모터 생산으로도 확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화는 1970년대부터 포병 장약을 생산해왔으며, 현재 한국 탄두와 추진 시스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화가 2024년 처음으로 수출 매출이 국내 매출을 초과했다고 밝혔으며, 한국은 2024년 기준 연간 약 25만 발의 155mm 포탄 생산능력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