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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600개, 27도 넘는 고온지역 가동...냉각비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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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600개, 27도 넘는 고온지역 가동...냉각비 폭증

싱가포르·인도·UAE 등 21개국 전체 센터 '과열 위험'...전력소비 2030년 2배 증가
액체냉각 기술로 에너지 40% 절감...한국 시장 2030년까지 연평균 12.88% 성장
전 세계 8808개 데이터센터를 분석한 결과 600개가 연평균 기온 27도 이상 지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8808개 데이터센터를 분석한 결과 600개가 연평균 기온 27도 이상 지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7%가 적정 온도를 초과하는 고온 지역에 위치하면서 냉각 비용 급증과 전력 소비 증가가 우려된다고 레스트오브월드(Rest of World)가 최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전 세계 8808개 데이터센터를 분석한 결과 600개가 연평균 기온 27도 이상 지역에 있다고 전했다.

미국냉난방공조학회(Ashrae)가 제시한 데이터센터 적정 운영 온도는 18~27도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냉각 비용이 급증하고 시스템 효율이 떨어진다. 이런 경고 속에 특히 21개국에서는 모든 데이터센터가 평균 기온 27도를 웃도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싱가포르, 태국, 나이지리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여기 포함된다.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가운데 약 7,000개는 적정 온도 범위 밖에 있다. 대다수는 18도 미만 지역에 있지만, 600개는 27도 이상 고온 지역에서 가동 중이다. 한국과 일본, 노르웨이는 모든 데이터센터가 18도 미만 지역에 위치했다.

600개 데이터센터, 적정온도 초과 지역에 집중


고온 지역 데이터센터 건설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 급증과 데이터 주권 확보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각국이 자국 내 데이터 저장을 원하면서 기후 조건보다 지정학적 요인이 입지 선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는 평균 기온 33, 습도 80% 이상인데도 72개 데이터센터가 가동 중이다. 용량은 1.4기가와트(GW)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5위 규모다. 싱가포르 정부는 300메가와트(MW) 용량데이터센터를 추가로 허가할 계획이다.

인도는 213개 데이터센터 가운데 약 30%가 고온 지역에 있다. 불안정한 전력망이 냉각 문제를 가중한다. 인도네시아는 170개 가운데 절반이, 말레이시아는 거의 모든 데이터센터가 고온 지역에 위치했다.

위험 분석 기업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는 204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허브의 3분의 2가 고온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 허브는 모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냉각비용 급증, 전력소비 2배 증가 전망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415테라와트시(TWh)로 전 세계 전력 소비의 1.5%를 차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2030년까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이 확장을 주도한다.

싱가포르는 2020년 전체 전력 소비의 7%를 데이터센터가 사용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지속가능열대데이터센터테스트베드의 피에스 리 연구책임자는 "정부 개입이 없으면 203012%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극심한 더위는 냉각 부담을 늘리고 송전 효율을 떨어뜨려 정전 위험을 높인다.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 로라 슈워츠 선임 애널리스트는 "인도, 싱가포르, UAE 같은 고온·물 부족 지역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냉각이 특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리 연구책임자는 "싱가포르는 데이터센터에 항상 한여름"이라며 "다른 허브보다 냉각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구조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사용량 감축을 의무화했다.

액체냉각 등 신기술 개발 경쟁 가속화


데이터센터 산업은 공랭식에서 액체 기반 냉각으로 전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샤올레이 런 부교수는 "액체냉각이 에너지 효율적이고 물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온 지역에서는 공기로 냉각하는 방식과 물을 증발시켜 열을 식히는 방식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냉각이 에너지 절약과 물 보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싱가포르 테스트베드는 반도체 칩에 직접 냉각액을 흘려보내는 방식과 서버를 냉각액에 담그는 액침냉각을 실험하고 있다. 리 연구책임자는 "이 기술들이 에너지 사용을 40%, 물 사용을 30~40%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5년 내 표준 기능이 될 것"이라며 "5~10년 후에는 대규모 해수냉각 같은 혁신 방식이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전체 데이터센터의 3분의 2를 저온 지역에 배치했고, 해저 데이터센터를 시험 중이다. 중동에서는 원자력과 수소연료전지 활용, 지하 건설이 장기 해법으로 거론된다.

구글은 딥마인드 머신러닝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냉각 에너지를 40% 줄였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도체 칩 내부에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미세한 냉각수 통로를 만들어 열을 직접 식히는 시스템을 갖춘 신규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아마존도 칩에 직접 냉각액을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냉각 시 기계 에너지 소비를 46%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 슈워츠 애널리스트는 "신기술 도입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신규 센터에 적용하기 쉬워, 고온·물 부족 시장의 기존 데이터센터 용량에 관한 복원력과 지속가능성 우려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액체냉각 기술 개발이 가속화하고 있다. SK엔무브와 LG전자, 미국 GRC는 올해 10월 액침냉각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서울 가산동에 국내 최초로 액체냉각을 상용화한 AI 데이터센터를 열었다.

모더 인텔리전스는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이 올해 1.44GW에서 20302.64GW로 연평균 12.8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IDC는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올해 4461MW에서 20286175MW1.4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