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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캐리어 출범 앞두고 핵심 노선 이탈…대한항공 합병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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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캐리어 출범 앞두고 핵심 노선 이탈…대한항공 합병 시험대

독점 해소 속 수익 노선 조정
대체 항공사 투입…경쟁 유지
슬롯 이전, 합병 효과 시험대
대한항공 여객기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대한항공 여객기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앞두고 정부가 일부 핵심 노선에 대체 항공사를 투입하는 후속 조치에 나서면서 합병 이후 노선 운영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독점 우려 해소라는 명분 아래 주요 국제선과 국내선 슬롯을 경쟁 항공사에 넘기게 되면서 대형 국적 항공사 출범이라는 목표와 수익성·시너지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른 독과점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주요 노선에 투입될 대체 항공사를 선정했다. 이는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며 요구한 이행 사항으로 합병 이후 특정 노선에서 단일 항공사 체제가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양사가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될 경우 일부 노선에서 요금 인상이나 소비자 선택권 축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국제선과 국내선 일부 노선의 슬롯과 운항 권한을 경쟁 항공사에 이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합병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노선 경쟁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선정 결과를 보면 국제선에서는 인천~자카르타 노선에 티웨이항공이 투입된다. 해당 노선은 비즈니스 수요가 꾸준해 항공업계에서 대표적인 수익 노선으로 꼽힌다. 인천~시애틀 노선은 미국 알래스카항공이, 인천~호놀룰루 노선은 에어프레미아가 각각 맡게 된다.
국내선에서는 수요가 가장 많은 김포~제주 노선에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파라타항공 등 4개 항공사가 동시에 투입된다. 제주~김포 노선 역시 같은 방식으로 운영돼 단일 항공사 독점 구조는 피하게 됐다.

다만 모든 노선이 대체 항공사를 찾은 것은 아니다. 인천~뉴욕과 인천~런던 노선은 해외 경쟁당국의 판단에 따라 별도의 절차로 슬롯 이전이 진행 중이다. 인천~괌, 부산~괌, 광주~제주 등 일부 노선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신청 항공사가 없어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요금과 공급을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단기적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한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조치는 기업결합 과정에서 이뤄진 구조적 조치로, 국제선 26개와 국내선 8개 노선이 대상"이라며 "구조적 조치와 함께 행태적 조치가 동시에 적용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행태적 조치에는 2019년 대비 평균 운임 물가 인상 수준 내에서 운임을 유지하고 공급 좌석을 90% 이상 유지하며 마일리지 제도를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지 않는 조건이 포함돼 있다"며 "이번 대체 항공사 투입은 이러한 행태적 조치와 연계된 법적 조치로 공정위와 별도의 관리·감독 위원회를 통해 10년간 요금과 공급 좌석이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익성이 높은 슬롯을 경쟁 항공사에 넘기게 된 점은 대한항공의 중장기 전략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교수는 "항공 슬롯에는 '그랜드파더 룰'이 적용돼 전년도 운항 실적이 80% 이상이면 해당 항공사가 우선권을 갖는다"며 "경쟁 제한 우려가 큰 노선에 대해 제3 항공사에 슬롯이나 운수권을 개방한 것은 구조적 조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대한항공은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또 다른 수익성 높은 신노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현재 반납한 슬롯과 운수권은 이러한 신노선 개척을 통해 충분히 대체하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