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가 중국과 관세 인하와 시장 개방을 포함한 무역 장벽 완화에 합의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통상 노선과는 다른 길을 택한 것으로 캐나다 외교·통상 정책의 방향 전환으로 해석된다.
17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중국이 캐나다산 유채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상의 중국 방문은 8년 만의 일이다.
카니 총리는 이번 합의에 따라 중국이 캐나다산 유채씨에 부과하던 관세를 현재 80% 이상에서 오는 3월 1일까지 약 15%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또 캐나다산 농산물 가운데 일부 품목에 부과해온 차별적 관세 조치도 중단할 방침이다.
◇ 중국 전기차 수입 허용…관세 100%에서 6%로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 4만9000대를 약 6%의 관세율로 수입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에 적용하던 100%의 추가 관세를 사실상 철회하는 조치다. 카니 총리는 아울러 중국이 캐나다 국민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 시절과는 확연히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이전 정부 하에서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는 2018년 화웨이 고위 임원 인도 문제를 계기로 급격히 냉각됐고 이후 중국의 캐나다인 2명 억류와 보복성 무역 조치가 이어지며 사실상 단절 상태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조지프 그레고리 마호니 중국 상하이 화동사범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번 행보가 일시적 태도 변화가 아니라 캐나다 외교 노선의 실질적 전환이라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농산물 관세 완화가 핵심
이번 합의의 핵심은 농산물 관세 완화다. 중국은 유채씨뿐 아니라 유채박과 캐나다산 랍스터에 대해서도 차별적 관세 부과를 중단할 예정이며 이 조치는 최소 올해 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뉴욕 선물시장에서 유채씨 선물 가격은 한때 2.6% 상승해 지난해 12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 ‘실용 외교’ 노선 강조
카니 총리는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강조하며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통상 정책으로 촉발된 글로벌 불확실성을 에둘러 언급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도 “중국과 캐나다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고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가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중국과 캐나다는 무역 확대와 투자 촉진을 비롯해 에너지, 금융, 공공안전,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며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
이번 캐나다·중국 관계 개선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장벽 강화를 요구해 왔다.
카니 총리는 중국을 여전히 최대 안보 위협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안보 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딜런 로 싱가포르 난양공대 부교수는 “이번 행보는 중국에 대한 우호적 제스처이자 미국에 대한 간접적 문제 제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백악관에서 “중국과 합의를 맺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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