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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커진 창고형 마트, 변신 나선 이마트…정용진의 2026 유통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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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커진 창고형 마트, 변신 나선 이마트…정용진의 2026 유통 해법

창고형 할인마트 결제 규모, 4년 새 두 배 증가
트레이더스, 분기 매출 1조원 돌파
이마트, 신선식품·체류형 리뉴얼로 대응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노브랜드 간편식 매장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노브랜드 간편식 매장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고물가와 소비 위축이 이어지며 오프라인 유통 지형이 바뀌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트레이더스는 대용량과 가성비를 앞세워 실적을 견인하고 성장세가 둔화된 이마트는 신선식품과 체험 요소를 강화한 매장 리뉴얼로 대응에 나섰다.

26일 애플리케이션·결제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창고형 할인마트의 순 결제추정금액 인덱스는 2021년 12월 74.2에서 2025년 12월 147.1로 4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 전체 결제 규모는 2022년 122.9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 12월 87.5까지 떨어졌다. 2021년 대비 12.5% 감소한 수치다. 결제 비중 역시 같은 기간 창고형은 7%에서 10%로 확대된 반면, 대형마트는 33.2%에서 26.5%로 줄어들며 추세 변화가 수치로 확인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3분기 총매출 1조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덩어리 고기와 필렛회 등 신선 대용량 먹거리와 자체 브랜드(PB) ‘T스탠다드’ 판매가 늘며 고물가 국면의 가성비 수요를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대형마트는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와 가격 경쟁에서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재정의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이마트는 점포를 단순한 판매 공간에서 벗어나 ‘먹거리와 체류’ 중심 공간으로 재편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규 출점 확대보다는 기존 점포를 재정비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은평점과 양재점 등 핵심 점포의 리뉴얼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올해 첫 현장 행보로 이마트 매출 1위 점포인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을 찾았다. 정 회장은 이날 죽전점 현장에서 “혼란스러운 유통 시장 환경 속에서 우리 신세계그룹이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가장 신뢰하는 ‘쇼핑 성지’가 돼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등에서 구현한 압도적 1등 전략을 더욱 치밀하게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장에서 체류형 시설을 두루 살피며 기존 매장 및 경쟁 점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죽전점의 대변신 이후 고객들은 큰 구매 목적이 없어도 매장을 찾아 머무르고, 쉬고, 경험하는 일상 속 공간으로 이마트를 인식하게 됐다는 평가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지난 2024년 기존 이마트 점포에 자사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DNA를 입힌 리뉴얼 모델이다. 리뉴얼 이후 죽전점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고, 방문객 수는 22% 늘었다. 일산·동탄·경산 등으로 확산된 스타필드 마켓 역시 평균 20% 안팎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신선식품 중심 리뉴얼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리뉴얼 예정인 은평점은 식품 매장 면적을 기존 대비 4배 확대한다. 대구와 서울 고덕의 푸드마켓은 직영 공간의 90% 이상을 식품으로 채우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장 대부분을 그로서리로 구성해 장보기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고객의 일상을 직접 경험하고 현장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 역시 정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 방식이다. 현장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 중장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 회장은 “우리의 구상대로 2026년 힘껏 날아오르려면 쉼 없이 날갯짓을 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이륙 장소는 당연히 고객을 만나는 현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